단순 재미로 잘못된 말 사용
문법 파괴 아름다운 말 수난

신조어는 한편으로 우리 사회의 세태를 반영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세대간 의사소통에 문제를 일으키고,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아름다운 우리말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게 나오고 있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성인 남녀 1408명을 대상으로 신조어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10명중 8명이 이해하지 못하는 신조어로 인한 고충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알 만한 사람에게 뜻을 물어본 적이 있다는 응답이 78.6%, 인터넷으로 검색해 봤다는 응답은 이보다 높은 90.8%에 달했다.

신조어는 세대간의 단절에도 영향을 미쳤다. 

응답자의 90%가 '신조어로 인해 세대 차이를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비교적 신조어를 자유롭게 사용할 것 같은 20대조차 87.9%가 '신조어로 인해 세대 차이를 느낀 적 있다'고 답하며 신조어가 세대 간의 소통에 문제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신조어는 듣는 것만으로 불쾌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성인남녀가 꼽은 가장 불쾌한 신조어 1위에는 벌레를 뜻하는 '충'(蟲)이라는 접미사를 붙여 상대방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내는 'OO충'이 꼽혔다. '맘충' '진지충' '설명충'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신조어로 꼽혔다. 

2위는 '과메기' '홍어' 등 특정 지역 비하 신조어(16.4%)가, 3위는 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김치녀'(14.2%)가 각각 차지했다. '암 걸릴 듯'(9.0%)과 '헬조선'(7.2%)도 각각 듣기 싫은 신조어 4~5위에 올랐다.

게다가 신조어는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비슷한 연령대끼리 거리낌없이 주고받으면서 만들어지다보니 욕설이나 비속어·반말·은어 등 언어폭력·막말 수준인 경우도 많다. 

문법에 맞지 않는 것은 물론 국적조차 불분명한 신조어들은 단지 재미있다는 이유로 인터넷을 타고 확산돼 오프라인까지 언어생활을 점령해 나가고 있다.

언어는 단순히 의사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닌, 인간의 사고와 인식을 지배한다는 점에서 의식적으로라도 올바른 우리말을 사용하고, 잘 가꾸고 돌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