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국립중앙도서관
올 여름 휴가철 읽기 좋은 책 선정·발표

'스테이케이션'이 유행이다. '머물다'(stay)와 '휴가'(vacation)를 합친 말로 멀리 나가지 않고 집이나 근처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방콕'의 세련된 표현? 혹은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디서 어떻게 쉬든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게 바로 휴가다. 넓어진 마음의 여유를 독서로 채우는 것은 어떨까? 집에서 쉬다 손에 잡히는 책을 읽어도 좋고, 한바탕 해수욕을 마치고 잠시 누워 쉴 때 읽어도 좋다. 시간은 많으니깐!

# '보는' 여행보다 '사색' 여행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최근 '올 여름, 여행 가방 속 책 한 권!'을 주제로 2017년 휴가철 추천도서를 선정·발표했다.

심신의 휴식과 사색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책으로 「누비처네」 「생일 그리고 축복」 「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하려네」 등 3권의 서정적인 산문집이 선정됐다.

목성균 작가의 2010년 작 「누비처네」(연암서가)는 수필집이지만 '아버지의 강' '국화' '배필' '누비처네' 등 소설도 함께 수록됐다.

목성균 작가는 시적인 표현과 탄탄한 구성으로 평범한 것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자연의 순리를 묵묵히 지키며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그려내 감동을 전한다.

장영희 작가의 2017년 작 「생일 그리고 축복」(비채)은 손가락이 머무는 페이지 어디를 펼치든 가슴 두근거리고 마음 따뜻해지는 시가 쏟아진다.

특히 김점선 화가의 밝고 환상적인 그림을 시와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이근미 소설가는 「생일 그리고 축복」에 대해 "칼릴 지브란의 시 '당신이 아이들처럼 되려고 노력하는 건 좋지만 아이들을 당신처럼 만들려고 하지는 마십시오'라는 한 줄만 마음에 새겨도 아깝지 않은 책"이라고 평했다.

나희덕 시인의 2017년 작 「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하려네」(달)는 '독서휴가'와 딱 들어맞는다.

나희덕 시인은 이 책을 통해 휴가철이 되면 어디든 떠나야 한다는 강박으로 여기저기를 떠돌지만 정작 소중한 기억이 되고 삶에 깊이를 더하는 여행은 숨 가쁘게 '보는' 여행이 아닌 오랫동안 '사색'이 주어지는 여행이라고 조언한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이외에도 인문학 분야의 「광기와 문명」 「인간의 품격」 「포스트휴먼 시대의 휴먼」 「한국 고대사 산책」과 청소년들을 위한 「거기 내가 가면 안돼요?」 「별동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사막 이야기」를 휴가철 추천도서로 꼽았다.

# 가족의 의미 되새기기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과 서평전문가들도 '2017년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 100권을 선정해 소개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독서에 몰입하기 좋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문학, 철학, 사회·경제, 교육·자기계발, 자연과학, 기술과학, 예술, 역사·지리 등 총 8개의 주제로 추천 도서를 선정했다.

우선 서평전문가들은 문학 작품으로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이기호·마음산책) 「한 치 앞도 모르면서」(남덕현·빨간소금) 「베를린 일기」(최민석·민음사) 「수잔 이펙트」(페터 회·현대문학) 등 11권을 꼽았다.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는 이기호 작가의 가족 이야기로 구성된 '가족소설'로 3명의 자식을 키워나가면서 겪게 되는 가슴 뭉클한 에피소드들로 구성돼 가족 단위로 여름휴가를 즐기는 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박주환 국립중앙도서관장은 "휴가철을 맞아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길 기대한다"며 "특히 책과의 만남을 통해 재충전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선정한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 100권은 전국 공공도서관 및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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