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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제주가 '말문'을 연다

기사승인 2017.10.12  18: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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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詩)를 만나다

15일까지 올해 처음으로 제주시 문학주간이 진행된다. 사진은 지난 9일 한림읍에서 진행된 '황우럭 만화카페 시를 만화로 읽다' 모습.

제주시 문학주간 행사 풍성…14일 목관아서 토요북카페
제주어, 4·3, 섬 감수성 등 글로 형상화된 '또 다른 제주'


한창 자신이 만난 곶자왈의 느낌을 전시하고 있는 젊은 작가의 작업노트를 엿본다. "숲은 글로 치자면 산문이 아닌 시와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김형석 '제주의 시')

제주에서는 누구나 시인이 된다는 우스개에 더 이상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 제주 자체가 '시'이기 때문이다. 제주 작가들의 글에서 길면 긴 대로, 짧으면 짧은 대로 바람소리가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한 문학주간은 지난달 이미 끝났지만 제주의 문학주간은 지금 한창이다.

벌써 한림읍(황우럭 만화카페 詩를 만화로 읽다)과 아라동(시옷서점 詩詩CallCall), 조천읍(시인의 집 詩월, 詩詩한 낭독), 삼도동(평화꽃섬카페 북콘서트)에 툭툭 문학 쉼표를 찍었다.

14일 목관아를 담뿍 채울 '토요북카페'에는 16개 문학.독서동아리가 체험 및 홍보 부스를 내고 '모든 시들은 음악소리를 낸다'는 문학 명제를 현실로 옮긴다.

"허천바레지 말앙 뎅기라 푸더진다"('허천바레당 푸더진다'중)던 어머니의 단골 레퍼토리를 시어로 옮겼던 시인이 '사랑은 문득문득 일어서는 침묵의 춤사위'('사랑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중, 한기팔 시인)라 노래해도 하나 어색하지 않다. "이레 화르르륵 저레 다울리라/저레 화르르륵 이레 다울리라"('원담' 중) 멜 잡는 풍경이 눈앞에 그려지고 '수직의 긴장을 견디지 못한 탓'에 뿌리를 드러내 쓰러지고 '없는 듯 있다 있는 듯 없다'('곶자왈' 중, 김수열 시인)는 말이 끝나는 순간 곶자왈로 순간 이동하는 느낌을 공유하게 될지 모른다.

"서귀포에 와서는 누구나 한번은 울어버린다"('서귀포에 와서는' 중)던 시인의 남일 같던 얘기는 슬쩍 "너를 알고부터 나는 눈물이 많아졌다"('제주 수선화' 중, 한기팔 시인)는 고백으로 이어진다.

입에 착착 감기는 것이 나도 시인도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열린 4.3문학의 밤에서 현기영 소설가는 "말문이 막힌 이들이 말을 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은 예술가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오래 공들여 만들었던 것들이다. 가을이, 제주가 '말문'을 연다.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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