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전국 문학인 제주포럼 15일까지 도내 일원서
김시종 시인 기조 강연 등 '문학에 좀 더 가까이'

해방 후 남북분단과 제주 4·3의 아픔을 직접 겪었고, 거친 언어로 '재일(在日)'의 현장을 노래하며 디아스포라는 사는 노시인이 입을 뗀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시를 껴안고 살고 있다"(전국문학인 제주포럼 기조강연 중).  "나는 잊지 않겠다. 세상이 잊는다 해도 나는, 나로부터는 결코 잊지 않게 하겠다"는 목소리에서는 나이를 읽을 수 없다. 제주에 그 뿌리를 내린 문학의 힘이다.

전국 문학인들이 제주에서 문학을 쏟아낸다.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의 다양한 목소리가 또다른 문학이 된다.

제주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2017 전국문학인 제주포럼'이다. 13일부터 15일까지 제주목관아와 오리엔탈호텔 등 도내 일원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강연과 발표, 토론자 23명과 초대작가 28명 등 일본과 국내 13개 도시 작가들이 참여해 언어의 유희를 나눈다. '문학의 숨비소리, 제주'라는 슬로건에 맞춰 재일제주인문학을 통해 한국 문학을 살피고, 인문학의 위기를 해부한다. 해양문학에 접근하는 창구로 '항구'를 만나고, 향토문학의 방향성에 대한 생각도 나눈다. 

굳이 정리하면 이번 행사는 '학술대회'다. 쉽지 않다. 그렇다고 어려울 이유도 없다.

13일 제주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이는 42회 오사라기 지로상, 제41회 다카미 준 문학진흥회 문학상을 받은 재일 김시종 시인이다. '시는 현실인식에 있어서의 혁명'이란 주제를 걸고 "누구나 시인이다"를 외친다.

이번 행사가 제주문학인들의 숙원인 '제주문학관' 건립의 밑돌 역할을 할 것이란 점도 눈여겨 볼만 하다. 2010년 제주문학의 집 개관으로 숨을 돌리기는 했지만 지난해부터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안을 채울 콘텐츠를 살펴보는 기회로도 관심을 모은다.

개막식 이후 오후 6시부터는 목관아 연희각 야외무대에서는 제주시민과 함께하는 '문학콘서트-너에게 귀를 연다'가 열린다. 한기팔 시인의 시낭송을 시작으로 초대작가 시낭송, 시민 시낭송을 진행한다. 시로 음악을 만드는 '투르베르', 퓨전국악 밴드 '제주락', 초대가수 조성일 공연도 이어진다.

제주시민 문학백일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제주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운문과 산문 2개 장르에 총 14점을 선발해 문학콘서트 공연 전에 시상한다.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포럼 참여작가들과 함께 4·3 평화기념관, 서귀포 시비공원 등 제주문학 관련 현장 답사하며 노 시인이 말했던 '심정적인 정감' '유로(流露)하는 서정' '아름다운 정경'을 나누며 시상을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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