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과 천지연 폭포까지 품은 서귀포 칠십리 시공원

제주가 연둣빛이다. 가을 제주는 노란 감귤이 익어가면서 초록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다.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제주의 가을을 만끽하는데 서귀포 칠십리 시공원이 제격이다.

아직 짙푸른 옷을 벗지 않은 한라산과 하늘과 땅을 이어준다는 천지연폭포,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시 등 칠십리 시공원은 제주의 가을을 품고 있다.

서귀포칠십리가 널리 알려진 동기는 1938년 조명암씨에 의해 '서귀포칠십리'란 노랫말이 지어졌고, 박시춘 작곡, 남인수의 노래로 불리면서부터라고 전해지고 있다.

서귀포칠십리는 처음에는 정의현청이 있었던 현재의 성읍마을에서 서귀포구까지 거리를 알려주는 개념이었지만, 오늘날엔 단순한 '거리개념'이 아니라, 서귀포시민의 마음속에 살아있는 영원한 이상향이자, 서귀포의 아름다움과 신비경을 대변하는 고유명사로 자리 잡고 있다.

서귀포 칠십리 시공원엔 서귀포를 주제로 한 김춘수의 '이중섭', 정지용의 '백록담', 구상의 '한라산', 박재삼의 '정방폭포 앞에서', 이생진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 등 유명시인 작품과 노래가 새겨진 '시비'가 있다.

잔디밭 사이로 난 산책길을 걷다가 돌에 새겨진 시를 읽는 여유는 칠십리 시공원의 매력이다.
칠십리 시공원에는 시뿐만 아니라 예술작품도 운치를 더한다.

칠십리 시공원을 무대로 지난 2014년 추진된 예술의 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공원에는 스타치올리, 레오라르드, 솔라노, 엄태정, 조성묵, 고순철, 박금옥, 강문석, 안병근, 양미경, 유창훈 등 국내·외 작가의 작품 10점이 전시됐다.

특히 이곳엔 천지연 폭포의 웅장함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도 마련돼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시원케 한다.

칠십리 시공원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은 웅장함까지 더한다.

시와 예술작품, 널따란 잔디밭과 오솔길, 연못, 한라산, 천지연 폭포 소리가 서정감을 더해주면서 칠십리 시공원에서 가을이 맛있게 익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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