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육지 중간 위치 해중도 또는 후풍도라 불려
방언과 문화 음식 등 전라도와 비슷해 색다른 매력
교통·통신 발달 제주와 가까워져 엄연한 제주의 섬

추자도는 제주본섬과 가깝고도 먼 미지의 섬이다. 행정구역상 제주도에 속해 있지만 본섬에서 57㎞나 떨어져 있다. 제주도에서는 날씨가 매우 맑고 청명한 날 수평선 너머로 신비스럽게 드러낸다. 

우도와 마라도 등 부속섬들이 '섬속의 섬'이라 불리지만 추자도는 '섬 밖의 섬'이라 할 수 있다. 추자도가 단순히 제주와 멀다고 그런 것이 아니라 방언이나 생활양식, 지형적으로 등이 제주와는 다른 지역색을 띄면서 제주와 차별된 독창적인 문화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자도는 상추자·하추자·황간·추포 등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를 포함해 42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제주의 다도해로 추자도만의 세계가 있다.

제주와 육지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기에 옛 선조들은 추자도를 제주와 육지를 잇는 섬이란 뜻으로 해중도(海中島)라고 불리기도 했다.

신라 문무왕 때부터 육지에 조공을 바치기 위해 왕래하던 배들이 후풍했던 곳으로 추정되면서 추자도의 또 다른 이름으로 '후풍도(候風島)'라고 불리기도 했다.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조선 태조 5년으로 섬에 추자나무 숲이 무성해 추자도라 불리기 시작했다. 

특히 추자주민들은 제주어를 쓰지 않고, 전라도 방언을 쓴다. 지형적으로도 많이 다르다. 화산섬으로 이뤄진 제주는 용암이 빚은 검은 현무암석들이 제주해안 절경을 우리지만 추자도는 바다에서 융기한 섬으로 황토색 암석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다.

이 때문에 추자도는 제주보다는 한려수도처럼 육지와 풍경이 더욱 닮았다. 그렇기에 제주안에 있어도 제주밖에 모습을 간직한 곳이 추자도다.

그래도 추자도는 역사적으로나 전통적으로 제주의 섬이다. 고려 숙종 10년 때 탐라국이 고려의 행정구역으로 편입될 때 탐라군에 귀속됐고, 해방 이후 제주도제를 실시하며 북제주군과 제주시로 편입됐으며 제주와 함께 하고 있다. 

추자도에 마을이 생긴 유래는 1271년 삼별초의 난 무렵이라고 알려져 있다. 상추자도 추자초등학교 인근에는 최영 장군 사당이 있다. 

최영 장군은 고려 공민왕 23년에 몽골인들의 난을 진압하러 탐라로 가던 중 풍랑을 만나 추자에서 후풍했다. 그 때 섬 주민들에게 어망을 만들어 낚시하는 법을 가르치는 등 도움을 주면서 마을주민들이 그의 덕을 기리는 사당을 세웠고, 오늘날까지 숭배하고 있다. 

최영 장국과 함께 추자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황경한이다. 천주교 박해가 심했던 1801년(순조 1년) 순교한 황사영과 다산 정약용의 큰조카 정난주의 아들이 바로 황경한이 있다.  

천주교 신자라는 이유로 대정현의 관노가 된 정난주가 두살배기 아들과 함께 제주로 가던 중 호송선이 추자도 예초리에 잠시 머물렀다. 정난주는 몰래 경한의 이름과 내력을 적어 저고리에 싸서 황새바위 위에 올려놓았고, 오씨 부인이 아이를 거두어 길렀다. 

황씨가 없던 추자도에서 창원 황씨 입도조가 돼 많은 후손을 남겼고, 황경한은 평생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살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하추자의 동쪽 끝에 황경한의 묘가 남아있고 가까운 길가에서는 황경한의 눈물이라 일컫는 샘터도 있다. 그 맞은편 해안가 바위가 어린 황경한이 놓여 있던 황새바위다. 현재 이곳이 천주교 성지순례의 명소가 되면서 2015년 '눈물의 십자가'가 세워졌다.

추자도 주민들은 오랜 세월 육지와 제주본섬과 멀리 떨어진 오지 같은 섬에서 조건에 맞춰 살 수밖에 없었다. 땅도 척박하고 좋은 배를 갖출 경제력도 없었으니 어업도 제대로 하기 어려웠다.

현재는 제주도와 육지, 제주도를 오가는 교통편이 늘어나고, 어업기술이 발전하면서 추자도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추자도는 제주에서 볼 수 없는 빼어난 자연경관과 부속섬을 간직하고 있으며, 어자원이 풍부해 낚시꾼과 어부들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육지 영광에서나 볼 수 있던 굴비가 추자에서 생산되면서 추자주민들의 삶도 풍족해지고 있다.

추자도는 이제 폭풍이나 태풍을 피하기 위해 잠시 머무는 척박한 곳이 더 이상 아니다. 많은 도민과 관광객들이 오가는 매력적인 섬이며 제주가 품은 보석과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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