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로 제주의 희망을 키우자 15. 에필로그

대구시 마을기업 '내 마음은 콩밭'.

일본 고베·교토 서울시 전주시 등 중간지원조직이 주도
지역자원 활용하고 공감대·역량 확대로 주민 참여 높여야
1차산업서 벗어나 문화 관광 커뮤니티 등 영역 확대 필요  

우리나라는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을 발효하는 등 사회적경제 개념을 본격 도입한지 10년이 되고 있다. 제주 역시 사회적기업을 시작으로 마을기업과 사회적경제협동조합, 소비자생활협동조합 등 다양한 형태로 확대해 나갔다. 특히 제주도는 사회적경제시범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을 세우고 2015년 사회적경제 종합발전계획도 수립했지만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다행히 올해 4월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설으로 중간지원조직이 본격 활동하게 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를 계기로 2018년부터는 사회적경제가 도민들에게 체감할 수 있도록 가시적인 효과를 내야 한다.   

△중간지원 조직 강화한 일본

일본 고베시나 교토시 등 사회적경제 선진국 사례와 함께 서울시 전주시 대구시 등의 다른 지역의 경우 상당한 시간을 공들여 사회적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많은 사업과 노력을 해왔다.
이와 비교하면 제주지역은 지금이야 첫 단계에 올라섰기 때문에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해 제주에 적합한 모델을 찾아야 한다.

일본의 경우 많은 시민들이 사회적경제에 참여하고,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중간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CS고베는 한신 대지진 후에 도난지역지원네트워크로부터 파생된 후 1997년 중간지원조직 CS고베로 발족해 현재는 NPO(비영리단체)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CS고베는 사회적 배제나 고립에 처한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는 등 지역의 수요와 자원을 연결하는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CS고베는 현재 180개 단체와 기업 등을 지원하고 사회적기업이나 마을기업, 조합 등의 창업으로 연계시키면서 지역주민들과 단체들이 사회적경제 활동을 성공리에 할 수 있도록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CS고베는 '서로간 협력'만이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자립할 수 있으며, 이것이 사회적경제와 비영리단체의 중간지원조직의 존재 의미임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은 1980년대 사회가 안정기에 접어들고 분배가 어느 정도 이뤄지면서 일본 시민사회의 관심은 달라지기 시작했으며, 시민중심의 사회경제적 활동에 대한 관심이 커졋다.

교토NPO센터는 1995년 정부가 재정한 NPO법에 의거해 2003년 탄생했으며, 주민들에게 시민활동에 관한 상담 및 교육하는 것은 물론, 지역에 시민사회단체간 교류 및 협동협력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2001년에는 교토에서 전국 최초의 커뮤니티 FM방송국인 '교토 산조 라디오 카페'를 개국하고 시민활동의 원동력을 키우고 있다. '마을과 협력연구소'를 운영하면서 교토마을 곳곳에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시민운동과 경제활동에 나서도록 지원하고 있다.

△일찌감치 앞서가는 지자체들

서울시 강동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지난 2012년 6월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으로 만들어졌다. 

센터는 설립 후 첫 사업으로 지역 자원조사를 실시한 후 연구결과를 토대로 지역 자원조사, 사회적경제 아카데미, 인큐베이팅, 네트워킹 등의 사업을 추진하며 생태계 구축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강동구 특성에 맞는 사회적경제 기관 발굴 및 육성을 위해 창업인큐베이팅과 청년혁신가를 발굴하고 있다.

전주시는 사회적경제와 공동체, 도시재생의 통합적 구축 모델을 추진했고, 이 일환으로 2015년 7월 전주시 사회적경제·도시재생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지원센터는 출범초기부터 지역사회 주체발굴을 위한 교육과 사업지원, 지역사회 네트워크 기반 마련, 현장에 기반한 조사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원센터는 전주형 사회적경제 협력연계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학교협동조합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경제과 도시재생사업이 서로 융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면서 다양한 지원활동을 전개해 물리적,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도시재생 사업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서 성공하는 사례 만들어야

제주지역 사회적경제 기관은 대부분 일자리창출형에 집중돼 있고, 지역의 농수산물을 자원으로 한 1차와 2차산업에 편중돼 있다.

이 때문에 문화와 관광 그리고 6차산업까지 제주의 사회적경제 영역을 확대해야 지속성장할 수 있다.

서울시 사회적기업인 에이컴퍼니는 소수 특권계층만 향유하고, 폐쇄적인 구조를 가진 우리나라 미술시장을 대중화시키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미술시장에 참여해 행복을 줌으로써 사회적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또한 대구시 마을기업인 '내 마음은 콩밭'(이하 콩밭)은 '대학동네 커뮤니티 디자인·기획'을 표방하면서 설립됐다. 특히 미술과 디자인을 전공한 청년들이 자신의 재능을 통해 쇠퇴한 경북대 서문 지역 주민들과 서로 소통하며 침체된 이 지역을 발전 시켜나가고 있다.

부산시 수영구 마을기업은 '오랜지바다'는 지역작가들이 참여하고 광안리해변과 부산바다를 소재로 한 기념품을 제작, 판매함으로써 지역작가의 창작의 기회를 주고 있다. 그리고 고품격 기념품을 선보이면서 광안리해변의 브랜드 가치도 함께 높여나가고 있다.

사회적기업인 '천년누리 전주빵카페'는 전주시 대표 음식은 비빔밥과 떡갈비를 접목한 비빔빵과 떡갈비빵을 성공시켜 또 다른 지역브랜드를 만들었고, 판매량이 늘어난 만큼 노인 등 사회소외계층의 일자리를 늘려나가고 있다.

부산시 감천문화마을주민협의회 역시 사회적기업을 설립해 운영하면서 수익의 상당액을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피해를 입는 지역주민의 복지사업에 투입하면서 투어리스트피케이션(특정지역에 관광객이 몰려 지역주민 정주여건이 악화되는 현상)에 따른 반감을 줄여나가면서 도시재생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제주지역도 사회적기업 1호인 '평화의 마을'과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후 제주지역 첫 방문지로 선택할 정도로 유명한 마을기업 '무릉외갓집' 등 경쟁력을 갖춘 사회적경제 기관이 있다. 그만큼 앞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협동조합을 충분히 육성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 

제주지역은 행정기관과 중간지원조직 그리고 기존의 사회적경제 기관과 도민사회가 연계해 사회적경제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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