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으로 '행복지수 높인다. 11. 일본의 안전도시 활동

일본 1호 국제안전도시 인증을 받은 카메오카시가 지난 28일 시청 시티홀에서 국제안전도시 심사위원을 초청, 내년 3차 재인증에 대비한 사전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카메오카시=양경익 기자

14곳 국제인증…소규모 도시 중심 맞춤형 활동 추진
안전·안심 최고 정책 교통사고·범죄감소 등 성과 입증
객관적 데이터 근거 과제 도출…주민 협력·동참 필수

일본의 국제안전도시 활동은 우리나라보다 늦게 시작됐지만,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우리와 달리 광역단체가 아닌 기초자치단체나 소규모 도시를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안전사회 조성'의 역량이 지역 발전의 동력이 되고 있다. 

△일본 첫 안전도시 카메오카시

일본 교토부의 카메오카시는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2008년 국제안전도시(Safe Community, SC) 인증을 획득했다. 일본 국내·외의 수많은 자치단체들이 견학을 하고, 정부의 공식백서에도 소개될 정도로 모범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2013년 2차 재인증을 획득한데 이어 내년 초 3차 재인증에 도전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지난 9월 제주에 이어 두 번째다.

카메오카시의 국제안전도시 사업은 당초 행정 위주로 진행됐지만, 지역 주민단체와 행정, 관련조직 대표 등으로 2011년 SC 추진협의회가 구성되면서 2차 인증부터 민간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추진협의회는 국제안전도시 활동의 기본 방침과 계획을 협의하고 결정한다. 산하 활동기구로 SC모델지구와 SC대책위원회로 구분되는데, 전자는 모델지구 고유의 사업 활동을, 후자는 시의 전반적인 사업들을 구성한다. 또 행정의 지원조직인 SC 추진본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SC 서베이런스 위원회가 활동을 지원한다.

카메오카시의 지난 SC 활동들은 각종 지표를 통해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교통사고 부상자수는 2007년 825명에서 2013년(2차 인증) 577명, 2016년 302명으로 500명 이상 감소했다. 

또 범죄건수도 2007년 1436건에서 2013년 856건, 2016년 465건으로 감소했다. 

이로 인해 시민 가운데 생활 속에서 안전·안심하다고 느끼는 비율도 같은 기간 36.8%로 상승했다.

△오사카부 마츠바라시

일본 오사카부의 도시인 마츠바라시는 2002년 3월 '안전한 마을만들기 조례'를 제정하고 시민이 안심 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살기 좋은 지역 사회의 실현을 목표로 행정과 많은 지역 단체가 연계해 활동하고 있다.

마츠바라시는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지역의 약화, 안전·안심에 대한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안전도시의 사고방식과 기법을 연구해 민들과 행정이 함께 안심·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지켜나가면서 누구나 살고 싶고 살기 좋은 매력적인 도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다.

2010년부터 주민들이 참여하는 안전도시에 관한 조사 연구를 시작으로 2011년 안전도시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어린이 안전, 고령자 안전, 교통 안전, 범죄 방지, 자살 예방, 재난안전 등 6대 분야별 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노력으로 지난 2013년 국제공인(일본 8번째)을 받았다.

마츠바라시의 국제안전도시 사업은 철저한 데이터(통계) 분석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마츠바라시는 데이터에 기초한 예방활동으로 기존 연령별·직업별·발생장소별 사고발생 건수, 부상 및 안전·안심에 관한 실태조사 등에서 과제를 찾아내고 대책을 마련했다.

그 결과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011년 730건에서 2016년 608건으로 감소했고, 특히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지난해 한명도 없었다.

형법 범죄인지 건수는 2011년 2752건에서 지난해 1495건으로, 사고손상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같은 기간 70명에서 63명으로 줄었다.

마츠바라시는 안전도시 사업 추진을 통해 주민복지 증진과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 11월 20일 일본 지방자치법 시행 70주년 기념 총무대신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2년 일본 도쿄도 1호 국제안전도시인 토시마구의 인증선포식.

△도쿄도 첫 인증 토시마구 

일본 도쿄도 토시마구는 일본에서는 다섯 번째, 도쿄도에서는 첫 번째로 국제안전도시로 인증받았다.

토시마구는 '부상이나 사고 등은 우연의 결과가 아니라 원인을 규명해 반드시 예방할 수 있다'는 이념에 따라 '수평적인 협력·협동'과 '과학적 방법의 활용'을 통해 주민들의 생활안전과 건강의 질을 높여가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토시마구는 국제안전도시 활동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두 개의 심장'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 중 하나는 국제안전도시 활동의 10대 중점과제에 대응하는 '대책위원회'와 또 다른 하나는 국제안전도시의 거점으로서 초등학교 단위로 설치하는 '지역구민 광장'이다.

대책위원회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데이터 분석에 근거한 현상과 과제 정리, 알기 쉬운 정보 제공을 실시하고, 예방에 대한 개선책과 학습 프로그램을 수립한다.

그리고 지역구민 광장은 대책위원회와 연계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10대 중점과제에 대한 정보, 교육 프로그램 및 상담의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치카와 마사오 토시마구 국제안전도시 전문위원(츠쿠바대학 의학과 교수)은 "토시마구는 인구와 상가 등이 밀집돼 있는 도쿄도의 대표적인 고밀도 도시이기 때문에 사고손상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안전·안심이 모든 정책의 기반이라는 철학으로 지방자치의 최고 규범인 '자치의 추진에 관한 기본조례'에 안전사회 조성을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국제안전도시 인증 도시>

2008년 교토부 카메오카시
2009년 아이모리현 도와다시
2010년 카나가와현 아츠기시 
2011년 나가노현 미노와마치 
2011년 도쿄도 토시마구 
2011년 나가노현 고모로시 
2013년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사카에구
2013년 오사카부 마츠바라시 
2013년 후쿠오카현 구루메시 
2015년 사이타마현 기타모토시 
2015년 사이타마현 치치 부시 
2016년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 
2016년 시가현 고카시
2016년 오사카부 이즈미 오츠시 

<인터뷰> 모리카와 히사후미 카메오카시 자치방재과장

"지역주민들에게 최대의 복지를 제공하는 것은 바로 안전·안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일본 교토부 카메오카시 모리카와 히사후미 자치방재과장은 "국제안전도시 사업은 단순히 안전한 사회를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한 것"이라며 "안전한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던 역량들이 결집되면 지역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히사후미 과장은 "실제로 카메와카시는 교토부에서 교토시를 제외하면 3번째로 큰 도시지만 청년들이 대도시로 이주하면서 인구감소 등의 문제에 직면한 적이 있다"며 "국제안전도시 활동으로 도시가 안전하고 안심하다는 이미지가 알려지면서 인구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히사후미 과장은 카메오카시의 국제안전도시 활동의 특성에 대해서는 두가지 측면을 강조했다.

그는 "자치회 중심으로 상호 연계형 안전대책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며 "자치회간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활동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사고손상 발생유형 등을 의사·소방·경찰 등 관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서베이런스위원회에서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안전도시 프로그램에 대한 개선안을 제시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안전에 대한 정책이 발달돼 있는 일본내에서 국제안전도시 활동이 의미가 있는 것은 안전·안심에 대해 객관적인 수치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주민들이 '안전하다'는 이미지를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참여나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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