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모씨 오마이뉴스에 현 전 실장 불법사찰 지시 폭로
김순홍 당시 부시장 조씨에게 건넨 자필 메모도 공개
현광식 "대화 내용 교묘히 비틀고 다른 내용으로 변질"

원희룡 제주도지사 비서실장을 지낸 현광식씨가 비서실장 재임 당시 민간인에게 언론사와 언론사 간부를 사찰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국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7일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민간인 조모씨는 "현광식 전 실장이 두 차례에 걸쳐 제민일보 회장과 이사, 편집국장 비리를 취합해서 청와대와 검찰, 감사원 등에 투서해 수사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오마이뉴스는 현광식 전 비서실장이 조씨에게 제민일보 등을 사찰하도록 지시한 것은 지난 2015년 '제민일보 기자가 공무원을 폭행했다'는 일방적인 주장이 제기된 이후 언론을 길들이기 위한 조치란 분석을 내놨다.

오마이뉴스는 "폭행의혹 사건이 터지고 며칠 뒤인 2015년 8월 24일 현광식 비서실장이 전공노 제주시 지부와 민주노총 제주본부에서 폭행사건 비판 성명서가 나올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고, 현광식 비서실장이 그때부터 제민일보를 잡으려고 했다"는 조모씨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는 "CCTV를 입수해 살펴본 결과, 제민일보 이사가 계속 위협적으로 머리를 들이미는 제주시 국장을 팔꿈치로 세게 밀치긴 했지만 폭행하는 장면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하지만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과 제주시지부는 물론이고 지역 노동시민단체까지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이를 '기자의 공무원 폭행사건'으로 규정하면서 제민일보 비판에 가세했다. 게다가 이 사건이 제주시 국장의 투신자살 시도로 이어지면서 제주지역에서는 제민일보에 완전히 불리한 여론구도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마이뉴스는 "전공노 관계자가 오마이뉴스에 '그때는 CCTV를 확인하지 못했다가 나중에 봤는데 사실 확인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잘못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오마이뉴스는 현광식 전 비서실장이 조씨에게 "이 작업을 완료하면 1년 밥값 다 하는 거다" "극도의 보안이 필요하다" "이번 미션은 무덤까지 가져갈 일"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순홍 당시 제주시 부시장이 조창윤 전 대표에게 건넨 <제민일보> 관련 메모. 사진=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는 조씨가 현광식 비서실장으로부터 '제민일보 미션'을 받고 찾아간 사람은 김순홍 제주시 부시장이었다고 폭로하고, 김 전 부시장이 조씨에게 건넨 자필 메모를 공개했다.

오마이뉴스는 조씨가 "현광식 비서실장에게 '김순홍 부시장에게 전화해서 협조해 달라고 얘기를 넣어 달라'고 부탁했다"라며 "김순홍 부시장에게 갔더니 '왕실장(현광식)이 전화 와서 협조해 달라고 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마이뉴스는 이번 제민일보 사찰 의혹과 관련해 "도지사 비서실장이 민간인을 '사적 정보원'으로 활용해 특정 언론사 사주와 간부들을 사찰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창윤 전 대표의 2015년 8월 26일자 취재수첩 메모. 사진=오마이뉴스

이에 대해 현광식 전 비서실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조씨는 그 동안 사무실에 무작정 찾아왔고,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며 "응대차원에서 나눴던 대화내용을 교묘히 비틀고 마치 그런 주장이나 지시가 있었던 것처럼 의미가 전혀 다른 내용으로 변질 시켰다. 이와 같은 허위사실 등 잘못된 주장을 생산·확대하는 주체와 세력에 대해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지난달 21일 "지난 2015년 원희룡 지사의 최측근인 현광식 당시 비서실장의 요청으로 제주지역 건설사 대표가 조씨에게 매월 250만원씩 총 2750만원을 건넸다는 내용 등으로 '제3자 뇌물수수' 의혹을 보도했다. 

<오마이뉴스 기사 전문>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82704&CMPT_CD=SEARCH

"<제민일보> 회장-편집국장-이사 비리 수집 지시했다"
[단독] 현광식 전 비서실장 지역언론사 사주-간부들 사찰 지시 의혹

'메모광' 조창윤 전 찔레꽃(감물염색 전문업체) 대표는 지난 2015년 8월 25일과 26일 자신의 취재수첩에 각각 이런 메모를 남겼다.

'현광식 T타임. 미션 지시받음. 제민일보, 현민철, 박훈석 등 비리 관련 정보 수집 취합. (말미에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 꼭 포함할 것. 사정파트. 내가 할 것인지 고민 필요.)'

'현광식 T타임 →※청와대, 검찰, 감사원에 투서 의뢰해서 수사 들어갈 수 있도록 제민일보 현민철, 김택남, 박훈석 사안 찾아내서 작업하면 형님 1년 밥값 하는 거고, 극도의 보안이 필요하다고 얘기함.'

지난 11월 16일 제주시에서 만난 조 전 대표는 "이것은 <제민일보>의 김택남 회장과 박훈석 편집국장, 현민철 이사의 비리를 취합해서 청와대와 검찰, 감사원 등에 투서해 수사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하라는 미션이었다"라고 설명했다(그는 '특별한 임무'를 부여받았을 때 취재수첩에 '미션'이라는 단어를 썼다).   

현광식 당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지사 비서실장이 두 차례에 걸쳐 조 전 대표에게 <제민일보>의 사주와 편집국장, 이사의 비리를 수집해서 청와대와 검찰, 감사원 등에 투서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도지사 비서실장이 민간인을 '사적 정보원'으로 활용해 특정 언론사 사주와 고위간부들을 사찰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제민일보>의 한 임원은 "전대미문의 사건이 될 수 있다"라고 촌평했다. 

하지만 현광식 전 비서실장은 "그런 것을 지시할 관계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1990년 1월 <제주신문>이 폐업하자 퇴직사원 110여 명이 제주참언론동지회를 결성했고, 같은 해 6월 5억2800만 원을 자진출자하고, 17억2000만 원(2753명)의 주식을 공모해 <제민일보>를 창간했다. 지난 2008년 천마그룹이 <제민일보>를 인수했고, 이후 김택남 천마그룹 회장이 <제민일보> 대표이사 겸 회장을 맡고 있다.

조 전 대표가 현광식 당시 비서실장에게 '<제민일보> 미션'을 받기 전에 '언론'(<제민일보>)과 '행정'(제주시)이 충돌하는 사건이 터졌다. 지난 2015년 8월 19일 저녁 현민철 <제민일보> 이사 겸 논설위원이 백광식 제주시 건설국장을 폭행했다는 사건이 그것이다. 

그런데 <오마이뉴스>가 그날 CCTV를 입수해 살펴본 결과, 현민철 이사가 계속 위협적으로 머리를 들이미는 백 국장을 팔굼치로 세게 밀치긴 했지만 폭행하는 장면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제주지역과 제주시지부는 물론이고 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환경운동연합과 참여환경연대 등 지역 노동시민단체까지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이를 '기자의 공무원 폭행사건'으로 규정하면서 <제민일보> 비판에 가세했다. 게다가 이 사건이 백 국장의 투신자살 시도로까지 이어지면서 제주지역에서는 <제민일보>에 완전히 불리한 여론구도가 형성됐다. 

이에 대해 전공노 관계자는 "그때는 CCTV를 확인하지 못했다, 나중에 CCTV를 봤는데 사실 확인을 소홀히한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조 전 대표는 "폭행의혹 사건이 터지고 며칠 뒤인 2015년 8월 24일 현광식 비서실장이 전공노 제주시 지부와 민주노총 제주본부에서 폭행사건 비판 성명서가 나올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라며 "현광식 비서실장이 그때부터 <제민일보>를 잡으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조 전 대표는 "같은 날(8월 24일) 전공노 제주시지부 사무국장은 일면식이 없어서 김순홍 부시장에게 전화해서 '전공노 제주시지부에서 성명서를 내도록 노조에 얘기해 달라'고 부탁했고, 다음날(8월 25일) 오전 강○○ 전공노 제주지역 본부장을 만나서 '공직자 자존심 차원에서라도 전공노 제주본부에서 성명서가 나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설득했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내용은 조 전 대표의 취재수첩에도 고스란히 적혀 있다. 지난 2015년 8월 24일자에는 '현광식 T타임→제민일보 현민철건 관련 민공노(전공노의 오기-기자말) 제주시간부 및 민노총 제주본부 성명 부탁(민공노 제주시지부 사무국장 협박 및 공직인사 관여 도정은 철저히 조사 촉구)'라고 적혀 있다.

'김순홍 통화→민공노 제주본부 및 도청 노조와 같이 수사결과 발표 전에 성명서 할 것임(제민일보 지인 기자를 통해 회유.협박 들어왔음)(2015년 8월 24일)
'현광식 T타임<18:38>→김순홍 부시장에게 전화 민공노 제주시지부 설득해 달라고 함'(2015년 8월 24일)
'김순홍 부사장 통화→25일 오전 중 민공노 제주시지부장 설득해보겠다고 함'(2015년 8월 24일)
'강○○(전공노 제주지역 본부장-기자말) T타임'(2015년 8월 25일)

전공노 제주본부와 제주시지부에서 자체적으로 성명서를 준비했을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메모들은 현광식 비서실장이 조 전 대표를 통해 <제민일보>에 비판적인 성명서를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에 부탁한 흔적들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조 전 대표는 "그리고 나서 8월 26일 현광식 비서실장이 나에게 (<제민일보>) 미션을 줬다"라며 "<제민일보> 김택남 회장과 박훈석 편집국장, 현민철 이사의 비리사항을 취합해 청와대와 검찰, 감사원 등에 투서해 수사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하라고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광식 비서실장이 이렇게 얘기하더라고. '이 작업 완료하면 1년 밥값 다 하는 거다'고. 또 '극도의 보안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미션은 저하고 형님하고 무덤까지 가져갈 일'이라고 강조했어. 그러면서 투서 말미에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는 문구를 반드시 포함시키라고 하면서 그것을 나한테 받아적으라고 하더라."

실제로 조 전 대표는 지난 2015년 8월 26일자 취재수첩에 '말미에 ~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 꼭 포함할 것'이라고 썼다. 또한 같은 날 취재수첩에 이런 내용도 적어놓았다. 

'극도의 보안이 필요하다며 이번 미션은 현광식과 본인이 무덤까지 가지고 갈 일이라고 얘기함.' 

조 전 대표가 현광식 비서실장으로부터 '<제민일보> 미션'을 받고 찾아간 사람은 김순홍 제주시 부시장이었다. 그는 "앞서 현광식 비서실장에게 미션을 받을 때 내가 '김순홍 부시장에게 전화해서 협조해 달라고 얘기를 넣어 달라'고 부탁했다"라며 "김순홍 부시장에게 갔더니 '왕실장(현광식)이 전화 와서 협조해 달라고 했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민선 5기(우근민 도정) 때 <제민일보>가 종합건설을 하고 있었어. 천마종합건설이라고. 그래서 그와 관련된 루머가 많았어. 내가 (비리 의혹) 리스트를 뽑아 달라고 했더니 며칠 뒤에 '준비됐다'고 연락이 와서 갔어. 갔더니 김순홍 부시장이 자필로 적은 노란색 메모지를 전네주더라고."

조 전 대표의 지난 2015년 8월 28일자 취재수첩에도 '김순홍 부시장 T타임(자료 넘겨받음)'이라고 적혀 있다. <오마이뉴스>는 김순홍 전 부시장이 조 전 대표에게 건넨 메모를 입수했다. 이 '김순홍 메모'에는 <제민일보>의 이권 개입, 김택남 회장과 현민철 이사의 폭언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ㅇ제민일보가 주도하는 이권 개입
- LPG 사업에 대하여 집요한 제주시장 흠집내기(기사 첨부)
- 와산, 고성, 납읍 LPG 저장소 허가 못하도록 기사로 압박
ㅇ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공무원 신상(이름) 포함 비난 기사(강○○ 계장)
ㅇ2012. (월. 일 미상) 제민(일보) 회장과 현(현민철)이 시청 당직실에 들어와 당직자들에게 폭언 등
ㅇ인사개입도 심증은 있으나 인사 담당자의 진술이 없으면 확인 불가

하지만 김순홍 전 부시장은 지난 11월 17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조창윤씨가 가끔 사무실에 찾아와 만나긴 했는데 그런 메모를 조씨에게 건넸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라고 말했다. 이후 자세한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를 남겼지만 김 전 부시장은 응하지 않았다. 

조 전 대표는 '김순홍 메모'를 바탕으로 내용을 보강해 '제민일보 의심사항 기본자료'라는 제목의 문건을 만들었다. 그는 이 문건에서 "천마물산이 제민일보란 자사 소유 언론사를 무기로 도내 타LPG사업자의 LPG사업시장 진출을 막고 본인들의 사업영역을 넓혀왔던 게 이번 사건의 본질이다"라며 "2012년 제주시 와산 LPG 저장소, 고성.납읍 LPG 저장소 사업허가 나지 못하도록 기사로 계속 압박했음"이라고 적었다. 

"인사 개입 및 이권 개입 정황은 제민일보측에서 추천한 고위공직자를 요직에 추천해서 그 자리에 앉혀놓고 그 공직자를 통해 이권행사를 하며, 추천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제민일보 기자를 시켜 기획기사 형태로 지속적으로 괴롭혀왔음. <기존 민선5기까지 공직자 인사철에는 언론사 기자, 도의원들에게 공직자들이 인사청탁 공공연히 해왔음>(예 : 김○○ 시장, 김○○ 제주시 총무과장)."
    
조 전 대표는 이 문건을 지난 2015년 9월 7일 현 비서실장에게 전달했다. 같은 날 <취재수첩에도 '현광식 T타임. 미션 완수 자료 전달 <제민일보 이권 개입 현황 및 인사 개입 행태>'라고 적어놓았다. 현민철 이사와 백광식 국장의 몸싸움이 '기자의 공무원 폭행사건'으로 비화되더니 '<제민일보> 미션'이 가동되면서 급기야 언론의 도내 이권개입과 인사개입 의혹 등 '관언유착 사건'으로 확대된 것이다.  

"그날 현광식 비서실장 자리가 있는 정책보좌관실로 바로 들어가서 워드 작업한 서류를 현 비서실장에게 전달했어. '이거 니 미션에 대한 답인데 좀 약하다. 그리고 내가 투서는 못하겠다.' 그리고는 그 미션에서 빠졌어."

'<제민일보> 미션'에서 일찍 빠진 이유와 관련, 조 전 대표는 "그 자료를 전달하기 1주일 전엔가 현 비서실장을 만났을 때 '이거 잘못되면 내가 간다, 내가 투서하면 어떻게 커버해 줄래?'라고 물었더니 1초의 고민도 없이 바로 '그건 형님이 독박 써'라고 하더라"라며 "동네 양아치들도 독박을 씌울 때에는 기본은 커버해주는 룰이 있는데 고민도 없이 독박 쓰라는 말이 나와서 충격받았다"라고 전했다.

"내 성격에 현광식 비서실장이 거짓말로라도 '형님, 제가 다 알아서 커버할게'라고 했다면 투서했을 거야. 그 전에는 현 비서실장을 의심해본 적이 없는데 그때부터 의심이 들더라. 2014년 지방선거가 끝난 뒤에 국수집에서 막걸리를 마시면서 내가 '뒤통수를 많이 맞는다, 믿는 사람한테 배신당할까 봐 각정된다'고 했더니 '형님 걱정하지 마. 난 남 뒤통수 때리지 않아. 그리고 내가 형님 밥자리는 책임질게'라고 했거든."

"현 비서실장이 '<제민일보> 손 좀 봐야겠다'고 생각한 듯"

 <제민일보>쪽도 조 전 대표를 통해 '<제민일보> 미션'을 인지했고, 이후 사실 확인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택남 회장은 지난 11월 17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조창윤 사장에게 그 내용(<제민일보> 미션)을 다 들었는데 조 사장 얘기가 다 맞는 것 같다"라며 "우리도 확인해봤다"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제민일보?' 미션은) 현민철 기자와 국장인 공무원이 부딪친 것과 연관돼 있다"라며 "그 시점에 현광식 비서실장이 '<제민일보> 손 좀 봐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우리 회사를 파야겠다고 생각해 그 친구들이 나름대로 뒤졌다"라며 "검찰 등에서도 우리 회사를 뒤졌지만 나는 떳떳하다, 나에게 무슨 비리가 있나?"라고 항변했다.

특히 김 회장은 "원희룡 지사에게 간접적으로 그 내용을 얘기했는데 원 지사는 모르는 것 같더라"라며 "진짜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하는 건지 모르겠다, 간접적으로 얘기했지만 항변을 안했다"라고 전했다. 

"원 지사가 <제민일보>를 싫어한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김 회장은 "<제민일보>가 원희룡 도정을 비판한 기사를 내보낸 것은 의도적으로 원희룡 도정을 죽이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잘못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라며 "이제는 원희룡 지사와의 개인적인 인연은 끊었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제주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이랑 공무원 사회 실국장 얘기를 들어보니 현광식 비서실장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한다고 하더라"라며 "(그런 걸 보면) 그 친구의 입김이 센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제주시에서 만난 신방식 <제민일보> 전 부회장은 "조 사장이 가져온 파일을 봤는데 그 중에서 핵심은 김순홍 전 부시장이 자필로 메모한 것이다"라며 "그걸 보고 내가 '니네들 참 나쁜 놈들이다, 사적인 정보요원을 시켜서 신문사나 신문사 사람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내사하는 것이 제정신이냐?'고 했다"라고 전했다. 

신방식  전 부회장은 "개인적으로는 원희룡 지사와 현광식 비서실장이 이끄는 제주도에 많이 기대했다"라며 "하지만 언론에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행정조직이 사적 정보요원을 두고 언론사의 비리를 조사해 오라고 지시한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비판했다.  

"사실이라면 비서실이 특정 언론사의 사주 등을 사찰한 것"

지난 11월 19일 <제민일보> 본사 건물에서 만난 현민철 이사는 '이지훈 제주시장 낙마사건'이 원희룡 도정과 <제민일보>의 갈등의 시작점이라고 봤다. 현 이사는 "원 지사가 당선된 이후 제주지역 NGO의 대부격인 이지훈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를 제주시장에 임명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제보가 들어왔는데 이 대표가 비자림에 공공용수를 끌어다가 건축허가를 받았다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현 이사는 "설마라고 생각했는데 후배 기자에게 확인해보라고 지시했더니 다 사실이었다"라며 "그것말고도 보조금 비리 관련 제보도 쏟아져서 원 지사에게 '이런 비리 제보들이 들어오고 있으니 인사에 참조하라'고 문자를 보냈지만 결국 이지훈 대표를 제주시장에 임명했다"라고 원 지사의 인사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 이사는 "결국 '비자림 공공용수 특혜 공급 의혹' 관련 세 차례 기획기사가 나가니까 이지훈 시장이 '<제민일보>가 제주시를 길들이려고 시도해왔다'라며 <제민일보> 사주가 비리기업을 운영하는 것처럼 얘기했고 페북에다 '풍력사업에도 손을 대는 <제민일보>와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썼다"라고 전했다. 현 이사는 "하지만 김택남 회장이 한림읍 월령에다 풍력사업을 추진하다가 오해받기 싫어서 15억 원이나 들어갔지만 안하겠다며 접었다"라고 덧붙였다.

현 이사는 "그렇게 전쟁을 선포하니까 안쓰려고 했던 기사도 쓰게 됐다"라며 "불법건축물, 공공자금 미반납, 포스코 돈으로 해외연수, 광광진흥법 위반건 등을 보고했고, 지역언론들도 후속보도하면서 검경이 수사에 착수한다고 하자 결국 이지훈 시장이 그만두고 나갔다"라고 말했다. <제민일보> 등 지역언론들이 보도한 이지훈 시장의 특혜.불법의혹들은 제주도 감사위원회의 특별감사 결과 상당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8개 사항의 위법.부당사실을 확인하고 공무원 7명의 징계를 요구했다.  

이어 현 이사는 "그러다가 2015년 8월 19일 백광식 국장과 시비가 붙었다가 서로 밀고 밀치는 몸싸움이 벌어졌다"라며 "그런데 백 국장이 나한테 폭행당했다고 고소하자 그동안 우리한테 안 좋았은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벌떼처럼 모여들었다"라고 주장했다. 

현 이사는 "<제주의 소리>가 (폭행의혹 사건)기사를 많이 썼는데 이지훈 전 시장이 그곳 상임이사였다"라며 "수사기록을 보니까 폭행고소사건이 터진 이후 4-5일 간 백광식 국장이 가장 많이 전화통화한 사람이 현광식 비서실장 등이었다"라고 지적했다.

현 이사는 "그런 와중에 전공노와 시민단체들이 성명서를 내고 절독운동까지 벌였다"라며 "그 이후 조창윤 사장으로부터 얘기(<제민일보> 미션)를 듣고는 이지훈 시장 보도 때문에 원희룡 지사나 현광식 비서실장 쪽에서 '이 놈 한번 손봐야겠다'고 생각했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현 이사는 "도정에 호의적이지 않는 언론 하나 매장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조 사장에게 그런 것을 지시한 것 아닌가 싶다"라며 "그것이 사실이라면 비서실이 특정 언론사의 사주와 간부를 사찰했다는 것이 되기 때문에 현광식 비서실장이 사과하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 이사는 현광식 비서실장이 절친인 건설업자를 통해 조 전 대표에게 총 2750만 원을 준 것과 관련해서도 "고광민 사장이 기부천사냐? 이유가 있으니 돈을 줬을 것이다"라며 "조 사장에게 돈을 주는 것이 (자기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거나 앞으로 도움을 받을 게 있든가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광식 "그런 것을 지시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현광식 전 비서실장은 지난 11월 18일 제주시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제가 (<제민일보> 회장과 편집국장, 기자의 비리를 수집하라고) 조창윤씨에게 지시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현 전 비서실장은 "2015년 8월경엔가 백광식 제주시 건설국장이 투신하는 일이 벌어졌는데 투신하기 직전 새벽에 문자를 받았다"라며 "<제민일보>와 현민철 기자의 부당한 인사개입과 이권개입에 대한 억울함과 분노를 담아서 보냈다"라고 전했다. 

이어 현 전 비서실장은 "저희들은 제주에 대한 스토리를 잘 모르니까 며칠 지나서 제가 '제주시 관계자'한테 연락드렸다"라며 "그 관계자에게 '이러저러한 일로 백 국장이 분노의 문자를 보냈는데 혹시 <제민일보>와 관련해서 그간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거나 시끄러웠던 일들이 있으면 정리해서 알려 달라'고 해서 그걸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 제주시 관계자가 누구냐?"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노 코멘트하겠다"라고 했다. 

현 전 비서실장은 "조창윤씨도 백 국장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 <제민일보> 현민철 기자의 부당한 이권개입과 인사개입에 대해 엄청 문제가 있다고 여러 번 얘기했다"라며 "그러다가 백 국장 건이 터졌는데 하루 건너 저를 찾아와 했던 얘기를 또하곤 했다"라고 말했다.

현 전 비서실장은 "그래서 내가 '제발 말로만 하지 말고 뭘 갖고 와서 얘기하라, 그리고 그것을 검찰이나 경찰에 고발해라'고 화를 낸 적이 있다"라며 "조창윤씨가 얘기를 메모하는 습관이 있긴 하지만 제가 무엇을 지시하는 관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조 전 대표를 "쓰레기 양아치"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 현 전 비서실장은 "2016년 3월에 부영호텔 층수 관련 경관심의가 있었는데 조창윤씨가 나한테 '부영호텔 인허가 오케이 해주면 500만 짜리 일자리가 생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라며 "그때부터 조창윤씨를 진짜 '쓰레기 양아치'라고 생각했다"라고 주장했다. 

기자가 "조창윤 전 대표를 사설정보원으로 활용했다는 시각도 있다"라고 전하자 현 전 비서실장은 "취재를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만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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