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병 제주신화연구소장 「설문대할망 손가락」 「두 하늘 이야기」

제주신화는 다른 신화들이 그런 것처럼 영험하거나 웅장한 같은 단어와 어울려 설명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평범하지 만도 않은 것이 살아가는 지혜며 미묘한 심리 같은 것이 한데 어우러져 아직도 살아있는 듯 느껴진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심방의 사설과 굿을 통해 신화를 읽어내는 것은 제주의 내력과 특유의 문화를 이해하는 과정이나 마찬가지다.

문무병 제주신화연구소장이 펴낸 「두 하늘 이야기」가 던지는 조언이기도 하다.

40여년간 제주굿의 현장을 지키며 신화 연구에 천착해 온 문 소장은 쓴 「설문대할망 손가락」(개정판)과 「두 하늘 이야기」는 따로 또 같이 연결된다. 제주신화가 그런 것처럼 토막토막 떨어진 것이 아니라 굽이굽이 연결돼 있다. 신화는 현재에도 끊임없이 더해지고 재구성되고 있다는 배경이 시침 역할을 한다. '신화를 꿈꾸며' 시작했던 작업은 한 고개를 넘어 '죽어서 신이 된 사람, 정(공칠)심방을 생각하며' 이승으로 돌아온다.

제주를 자기 몸 만하게 만들었던 설문대할망에서 비롯된 큰 것에 대한 콤플렉스와 신화 본풀이를 노래하여 신을 살려내고 신나락 만나락 신화공동체를 완성해 가는 과정을 무속이란 큰 줄기에 상상이란 가지와 잎을 보태며 이뤄낸다. 신화라고 읽기 보다는 사람 사는 일이라 이해하는 방식이 제주의 본질에 이르는 길을 가깝게 한다. 내년 봄 쯤 세번째 제주 신화 이야기가 세상에 나온다. 문 소장은 부산대 예술대학에서 15년간 민속학 강의를 했다. 제주신화연구소외에 제주전통문화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제주의 무속신화」 「제주도 큰굿 자료집」 「제주의 민속극」 「바람의 축제, 칠머리당 영등굿」 「제주도 본향당신앙과 본풀이」 등이 있다. 알렙. 각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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