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민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마라도의 역사와 민속」

현장에서 만난 그는 사뭇 진지하다. "그동안의 연구 자료를 잘 봤다"는 말에 대뜸 "나는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 돌아온다. 의아해 하는 표정에 "나는 기록을 하는 사람"이라 정정한다.

고광민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런 사람이다. 직접 필기한 내용을 묶어 많은 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에 공부의 목표를 둔다. 이번에 내놓은 「마라도의 역사와 민속」도 그렇다. 1994년 당시 가파초 마라분교장의 의뢰로 시작한 작업은 여러해 현장 조사를 거쳐 '역사와 민속'이라는 그릇 안에 정리됐다.

딱딱할 것 같은 느낌은 '절벽이 드높고 험하여 배도 붙일 포구가 없던 섬, 나무가 무성하고 빽빽하여 큰 뱀들이 우글거렸던 섬, 물이 귀하여 마른 빨래로 옷을 입었던 섬'이라는 설명으로 쉽게 이해가 된다.

역사, 민속지리, 생산기술과 민속, 의식주, 사회와 신앙으로 정리된 마라도는 더 이상 '우리나라 최남단 섬'에 머물지 않는다. 버림받은 신들의 유배지(토산리 이렛당 본풀이)에서 1883년 입경(入耕)으로 사람이 들고 다시 제대로 살기 위한 노력들로 이어진다. 이제는 서서히 사라져 찾을 수 없는 원초 경제 사회의 모습을 마라도 어르신들의 증언과 부지런한 걸음으로 찾아냈다. 그런 노력의 결실로 정리했던 마라도에서는 무엇보다 절실했던 풍랑의 존재와 멀리 작업을 나가지 않아 부르지 않는 '해녀노래', 거낫으로 산란기 상어를 잡는 여성 중심의 어업 등에 슬쩍 밑줄을 긋는다. 한그루.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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