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주·故 강기봉씨, 아너 소사이어티 첫 가입 사례
인명구조 중 사고..."하늘에 있는 아들도 기뻐할 것"

 

고 강기봉씨

일선에서 물러난 소방관 아버지가 인명구조 중 순직한 소방관 아들과 함께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에 이름을 올려 새해 진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2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제주시에 거주하는 강상주씨(63)는 이날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자신과 아들 고 강기봉씨(2016년 순직 당시 29세)의 이름으로 기부금 1억원씩 총 2억원을 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이들 부자는 제주 83·84호, 전국 1770·1771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전국에서 소방공무원이 아너 소사이어티로 가입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며, 부자(父子) 소방관 가입 역시 첫 번째다.

이들 부자가 기부한 성금은 제주도내 저소득층 청소년의 교육·자립과 어려운 이웃의 생계비·의료비, 주거환경개선비 등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아버지 강상주씨는 31년간 제주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다가 2014년 6월 정년퇴직했다. 도민의 안전을 위해 힘쓴 공로로 녹조근정훈장을 받을 만큼 모범 소방관으로 인정받았다.

아들 고 강기봉 소방교는 울산 온산소방서 소속 119대원으로 근무하던 중 2016년 10월 태풍 '차바' 당시 집중호우로 불어난 강물에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다 순직했다. 순직 후 1계급 특진이 이뤄졌고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강 소방교는 대학에서 간호학을 공부한 뒤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15년 4월 울산 구급대원으로 채용된 뒤 수많은 현장에서 인명구조 활동을 수행했으며, 온산소방서 체력 최강팀에 선발되는 등 매사에 적극적이고 의욕적인 소방관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아버지 강씨는 "119대원으로서 본분을 다하다가 떠난 아들을 기리는 방법을 찾던 중 가족과 상의를 통해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아들 이름으로만 기부할까 생각했지만 이웃을 위해 헌신한 아들과 뜻을 같이하고자 함께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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