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 활주로가 폭설로 인해 폐쇄되면서 항공기를 이용하려던 승객 5050여명이 제주에 발이 묶였다. 이날 오전 11시50분 항공기 운항이 재개되면서 각 항공사 카운터에는 발권을 하기 위한 이용객들의 줄이 이어지고 있다. 김용현 기자

제주국제공항 활주로가 폭설로 인해 폐쇄된 지 4시간 여만에 항공기 운항이 정상화됐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11일 오전 11시50분을 기해 항공기 운항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제주공항은 이날 폭설로 인해 오전 8시 33분을 기해 활주로를 폐쇄하고 제설작업을 벌인 뒤 11시 활주로를 개방했다. 이후 미끄럼 측정과 안전조치 등의 작업을 마무리했다.

하늘길이 풀리면서 제주공항에는 오후 12시 20분께 태국 방콕에서 승객 167명을 싣고 출발한 이스타 ZE522편이 폐쇄 이후 4시간 만에 처음 도착했다.

이번 폭설로 인해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면서 대규모 결항·지연 사태가 빚어졌다.

이날 오전 8시 제주에서 부산으로 출발하려던 제주항공 7C522편 등 12시 기준 항공기 114편(출발 61편·도착 53편)이 결항되고 25편(출발 10편·도착 15편)이 지연됐다. 또 오전 7시에 부산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에어부산 BX8101편을 포함해 총 14편이 회항하기도 했다.

공항에 발이 묶인 승객들은 속수무책으로 대기하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일부 항공사는 여유 좌석이 없는 상황에서 임시편 투입 여부도 불확실해 승객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주에서 김포로 가려던 이모씨(42)는 "조카들을 데리고 서울에 가야 하는데 내일 좌석까지 모두 만석이라며 이틀 후에야 예약할 수 있다고 한다"며 "무성의한 대응에 화가 나서 항의했더니 그제서야 임시편 투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니 기다리라고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업차 제주를 찾은 윤모씨(63)는 "전세기 추가 투입이 확정돼야 돌아갈 수 있어 마냥 기다리고 있다"며 "천재지변이니까 어쩔 수는 없지만 대기 승객들이 운항 상황을 즉각적으로 알 수 있도록 방송이나 전광판 등 안내가 강화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공항에는 지난 8일부터 나흘 동안 윈드시어 경보와 강풍경보가 발효됐다. 11일 오전에는 대설경보까지 내려지면서 기상상황이 더욱 악화됐으며 일부 기상특보는 이튿날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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