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과 폭설로 무더기로 결항한 제주공항 항공편 이용객들이 12일 새벽 제주도와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가 제공한 매트리스와 담요를 활용해 새우잠을 자고 있다. 김용현 기자

11일 폭설로 인해 제주국제공항 활주로가 3차례 폐쇄되면서 심야 체류객 2500여명이 공항에서 밤을 지새웠다.

제주도는 12일 오전 1시 30분 이후 제주공항 내 체류객을 2500여명으로 잠정 집계하고 '체류객 지원을 위한 통합 매뉴얼'을 심각 단계로 발령했다. 당초 도는 체류객 500여명 수준인 경계 단계로 설정했으나 심야 시간 또다시 운항이 중단되면서 이를 격상했다.

체류객 지원을 위한 통합 매뉴얼은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구분된다. 경계는 청사 내 심야 체류객이 500명 이상 발생하는 경우 내려진다. 심각은 이보다 많은 1000명 이상 체류객이 발생하는 경우다.

도는 공항 체류객이 공항에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모포와 매트리스 2700개와 생수 7500병을 지원했다. 또 늦은 밤 공항에 도착하는 승객들을 위해 전세버스 8대를 가동했다. 제주공항 내 식당과 편의점, 의무실, 약국 등은 영업을 연장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11일 대규모 결항 사태로 공항에서 노숙한 체류객 2500명을 포함해 외부에서 대기한 승객까지 포함하면 제주에서 총 7000여명이 발이 묶였다.

이날 제주공항에는 항공기 205편(정기편 195·임시편 12)이 투입돼 남은 승객들을 모두 수송할 방침이다.

현재 제주공항에는 윈드시어 경보와 대설경보가 내려졌지만, 오전 6시 58분 김포에서 출발한 아시아나 8901편이 착륙하는 등 활주로는 정상 운영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더 이상의 기상 악화만 없다면 오늘 모두 수송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눈이 더 내리면서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활주로 폐쇄가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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