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남 중지 조짐 전혀 없어"…통지 12시간 만에 중지, 관측 분분
일사천리 진행되던 '北 평창참가' 논의에 미칠 영향 주목

북한이 20일 오전으로 예정됐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 계획을 19일 밤 10시에 중지하겠다고 갑자기 알려오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이 우리 측에 사전점검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것이 이날 오전 10시 전후로, 통지 12시간 만에 20일 방남 계획을 갑자기 취소한 것이다. 북측은 파견 중지를 우리 측에 통보하면서 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취소를 할) 조짐이 전혀 없었다"면서 "내일도 판문점 연락 채널을 가동하니 이유를 알아봐야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측 내부적으로 준비가 덜 됐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그랬다면 관련 설명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파견 중지 배경을 놓고 남북이 사전점검단의 방남 일정 등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남북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지금까지 논의해 온 과정을 보면 서로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고 무난하게 진행해 온 분위기여서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분석이 많다.

일각에선 우리 언론의 큰 관심에 북측이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남북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현송월 일행에 대한 남측 언론의 취재방식을 놓고 논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북측은 최대한 언론에 노출되기를 원하지 않았지만 엄청난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되자 전격 연기한 것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현송월을 놓고 '김정은의 옛 애인'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설이 남측 일각에서 계속 나오는데 것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에선 19일 진행된 외교안보부처의 신년 업무보고 내용이 북측을 자극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지만,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 위주로 논의됐을 뿐 특별히 북한이 불만을 느낄 대목은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측이 특별한 이유 없이 '남측 길들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지만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1일 신년사 이후 보여온 적극적인 태도를 보면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이번 일로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관련 남북 간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사전점검단의 방남이 완전히 취소된 것은 아니고 중지"라며 다시 일정이 통보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일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계획 전체가 삐걱거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평창올림픽 개막이 불과 20일밖에 남지 않아 최대한 서둘러야 하는 상황에서 전격적인 방남 취소가 심상치 않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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