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스토리 / 김태욱 2018 평창 문화올림픽 총감독

대학 축제 기획하며 연출가 꿈꿔
굵직한 대회 활약하며 평창 접수
"고향 제주서도 연출 선뵈고 싶다"

'2018 평창 문화올림픽' 총연출을 맡은 김태욱 총감독. 사진=강원문화재단 제공

제주도의 바다와 하늘을 바라보며 자란 섬 소년이 동계올림픽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강원도 평창을 흔들고 있다.

사람들이 즐기는 모습이 좋아 무작정 연출가의 길로 들어선 제주소년에서 '2018 평창 문화올림픽'을 이끄는 전문 기획자로 변신한 김태욱 총감독의 인생 스토리를 들여다보자.

'2018 평창 문화올림픽' 총연출을 맡은 김 감독은 연출 분야와 거리가 먼 토목공학과 출신이다.

그런 김 감독이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문화올림픽'을 이끌게 된 계기는 바로 '대학축제'였다.

김 감독은 "대학교 4학년 때 총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축제를 기획하게 됐는데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며 "이런 일을 계속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덤비다보니 기획자이자 연출가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를 다니며 연출가로 변신한 김 감독은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개·폐회식 총연출, 국립극장 제아음악회 연출, 세계군인체육대회 개·폐회식 책임 프로듀서, 전국체육대회 개·폐회식 총감독으로 활약하다 이번 평창 문화올림픽까지 단숨에 접수했다.

오는 9일 강원도 평창에서 개막하는 '2018 평창 문화올림픽'은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 패럴림픽 함께 진행된다.

문화올림픽은 올림픽 가치를 통해 개최국 및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 엔터테인먼트, 축제, 교육, 체험활동 등을 포괄하는 문화프로그램과 페스티벌을 통칭한다.

김 감독은 이번 문화올림픽의 콘셉트를 '인스피레이션 프롬 강원'('Inspiration From 강원)으로 정했다.

문화올림픽의 총감독을 맡은 이후 김 감독이 처음 한 일은 무작정 강원도로 떠나기였다.

강원도 곳곳을 돌아보며 느낀 감정들은 이내 강원도의 자연이 인간에게 어떠한 영감(inspiration)을 준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김 감독은 "창밖으로 보이는 한 편의 수묵화 같은 첩첩한 산과 푸르른 하늘은 나를 위로해줬고, 동해의 바다가 파도칠 때마다 다가오는 물방울은 마치 나를 다그치는 것 같았다"며 "사람들은 각자의 관점과 상황에 따라 매번 다른 영감을 얻는다. 세계인들과의 만남과 어울림 속에서 우리는 또 다른 영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문화올림픽의 콘셉트를 '영감'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연출은 문화올림픽을 대표하는 공연인 '천년향'에 축약된다.

천년향은 이번 문화올림픽의 주제인 '영감'의 메시지를 밀도감 있게 집약시킨 이색적인 '이머시브 쇼'(관객이 작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쇼)다.

김 감독은 강원도의 대자연과 정취, DMZ의 평화와 생명,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강릉단오제' 등을 개연성 있는 스토리로 엮어 천년향을 준비했다.

특히 한국적 몸짓과 음악, 색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웅장한 강원도의 영감을 전하며, 전 세계인이 찾는 올림픽인 만큼 비언어극으로 구성했다.

김 감독은 "문화올림픽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관객들이 한마음으로 함께해야 한다"며 "2002년 월드컵 때처럼 온 국민이 함께 즐기는 모습, 하나 되는 모습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관람객이 아닌 함께 즐기는 참여자인 모습, 그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 됐으면 좋겠다"며 "기회가 된다면 고향인 제주에서도 멋진 기획과 연출을 선보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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