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북촌너븐숭이4·3위령성지에서 4·3 북촌 희생자 합동위령제가 봉행된 가운데 이석문 제주도교육청 교육감(사진 오른쪽 첫번째)과 오영훈 국회의원(가운데), 고경실 제주시장이 분향하고 있다. 고경호 기자

북촌·동복리서 4·3 희생자 합동위령제
유가족·주민 등 참석해 희생자 넋 기려

제주4·3 당시 희생된 원혼들을 기리기 위한 위령제가 봉행됐다.

제주4·3 70주년인 올해 처음으로 열린 합동위령제에는 한파 속에서도 수백명이 발길해 영령들을 위로했다.

제주4·3희생자북촌유족회와 북촌리는 4일 북촌너븐숭이4·3위령성지에서 '4·3 북촌 희생자 합동위령제'를 봉행했다.

이날 위령제에는 매서운 한파에도 불구하고 4·3 희생자 유가족들을 비롯해 마을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또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양동윤 제주4·3도민연대 대표, 김상철 제주4·3연구소 이사장, 허영선 제주4·3연구소장 등 제주4·3 단체 관계자와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 고경실 제주시장, 이승찬 도 자치행정국장 등 공직자, 오영훈 국회의원, 손유원 도의회 4·3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우남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 등 정치인들이 자리해 70년전 오늘 무차별하게 희생된 북촌지역 영령들을 위로했다.

4일 북촌너븐숭이4·3위령성지에서 4·3 북촌 희생자 합동위령제가 봉행된 가운데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사진 오른쪽 첫번째)과 손유원 도의회 4·3특별위원회 위원장(가운데), 부공남 도의회 교육의원이 분향하고 있다. 고경호 기자

이승찬 제주4·3희생자북촌유족회장은 고유문을 통해 "오늘(4일)은 4·3의 광풍으로 온 마을이 화염에 휩싸이고, 엄동설한의 살얼음판에서 수백명이 목숨을 잃은지 69년이 되는 섣달 열 아흐렛날"이라며 "4·3에 대한 올바른 역사적 평가를 이뤄내기 위해 살아남은 후세들이 평화와 인권이 바로 서는 평화의 섬 제주를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역시 "북촌리 학살사건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든 반인륜적이고 천인공노할 공권력의 만행"이라며 "제주4·3 70주년을 맞는 올해는 그동안 이룩한 4·3 해결의 성과와 역사적 진실을 토대로 진정한 해원을 이루고 평화인권의 가치가 존중되는 새로운 도약의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4일 북촌너븐숭이4·3위령성지에서 4·3 북촌 희생자 합동위령제가 봉행됐다. 고경호 기자

같은날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마을회관에서도 합동위령제가 봉행됐다.

부양진 제주4·3동복리희생자유족회장은 "70년전 오늘이 딱 이 날씨였다. 눈보라와 찬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그 날 가족과 이웃 86명이 무차별하게 희생됐다"며 "군수물자를 가로챘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희생된 영령들이 모든 아픔을 내려놓고 편히 쉬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