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부 작.

김상부 사진작가 9번째 개인전 '제주의 굿'
24~29일 도문예회관2전시실 13곳 당굿 담아

오랜 세월 제주를 지키던 것 중에 '당'이 있다. 제주 전통문화를 말할 때 '당 오백'이란 말이 빠지지 않는 것처럼 마을 공동체의 중심이었다. 아니 그랬다. 개발 바람 등에 밀려 이가 빠지고 낡아 희미해진 것들이 흑백사진 속에서 모처럼 숨을 돌린다.

김상부 사진작가가 24~29일 도문예회관 2전시실에서 '제주의 굿'사진전을 연다. 그동안 야생화와 해녀, 한라산, 오름 등과 눈을 맞췄던 작가가 아홉 번째 개인전에서는 정신을 담았다.

한 때 마을의 생애와 함께 했던 영험한 존재였지만 '보다 편리하게' '보다 합리적으로'하는 잣대 아래 어느 순간 애물단지가 됐다. 소리 없이 없어지거나 이유 없이 훼손되는 것들에 속수무책인 사정은 제주의 맨얼굴이나 마찬가지다.

김 사진작가가 흑백으로 수집한 것들은 아직 단골들이 남아있고, 마음을 의지하는 공간들이다.
10여년 본향당굿을 찾아 만난 것들은 '이제는 사라진' '언젠가 사라질' 같은 씁쓸한 수식어가 아니라 '이렇게 보듬어야할'의 이유가 된다.

건입동 칠머리당, 와흘리 한거리 하로산당, 선흘리 탈남밧 일뤠당, 와산리 당오름 불돗당, 동복리 굴묵밧할망당, 월정리 서당머체 큰당, 하도리 각시당, 평대리 신선백관 하르방당, 비양리 술일당, 송당리 웃손당 당오름 백주할망당, 보목리 본향당, 성산읍 신양리 하로산당, 가시리 구석물당 등 13곳의 당굿을 소개한다.

김 사진작가는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제3기 촬영지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의=010-6766-8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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