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주교, 도교육청서'4·3 통합적 의미를 찾아서' 주제 특강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가 제주 4·3에 대해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와 존엄을 억압하려는 사회악과 불의로부터 해방을 염원하는 도도한 역사적 염원이 분출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강우일 주교는 23일 제주도교육청 대회의실에서 교육청 직원을 대상으로 한 '4·3의 통합적 의미를 찾아서'주제특강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강 주교는 "긴 세월동안 인간 존엄을 향한 열망과 이로 인해 촉발된 항일 의식, 새 조국 건설이라는 열망을 안고 있던 제주도민들에게 미군정은 또 다른 외부세력이었다"며 "미군이 남한 단독선거를 실시한다고 하자 민족 해방과 사람다운 세상을 세울 수 있는 불씨를 원천적으로 꺼버리는 것으로 판단해 제주에서 조직적으로 투표 불참 운동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200개 선거구 중 제주도 북제주군만 과반수 미달로 무효 처리됐고, 정부 등은 제주를 공산주의 지역을 단정하고 좌익세력 소탕을 지시했다"며 "이렇게 시작된 것이 많은 희생자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강 주교는 "제주 4·3은 한 시대의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고가 아니다"며 "민족의 해방, 오랜 세월동안 한반도에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와 존엄을 억압하는 사회악과 불의로부터 인간 해방을 염원하는 도도한 역사의 염원 그러한 에너지가 축적이 돼 터져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 주교는 "4·3에 대한 이해와 의미 정립에 대해 교육계 분들이 정확히 해 달라"며 "후손들이 4·3을 기억하고, 그 가치를 통해 우리가 살면서 무엇을 추구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깨달아 우리나라와 사회가 더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계 분들이 도움을 달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