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초교 학생들 18일 점심 후 발병…13명은 병원서 치료
학교측 "식중독 증상 아니"즉시보고 안해 매뉴얼 무시

위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자료사진

제주시내 모 초등학교에서 집단으로 설사·구토 등 식중독 의심증세가 나타나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 등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19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낮 12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모 초등학교에서 학교 급식을 먹은 학생 중 31명은 이날 오후 늦게부터 구토와 설사 등 식중독 의심증세를 보였다.

이들 가운데 유관기관 식중독 대응협의체에서 환례를 정의해 재조사한 결과 최종 21명이 식중독 의심증세를 보인 것으로 판정됐다.

1명은 현재 장염증세로 입원중이며, 13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점심으로 크림스파게티와 오이 피클·한라봉 등을 먹었다. 관계기관은 19일 오후 5시 식중독 대응협의체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해당 학교의 늑장대응이 문제가 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의 '학교급식 식중독 대응조치 매뉴얼'에는 식중독 증상 환자가 2명 이상일 경우 '집단식중독 의심환자 발생 의심'으로 판단해 인지 즉시 관할 교육청으로 보고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해당학교는 1교시 시작 후 1개반에서만 8명이 결석한 사실이 확인되자 담임교사의 보고로 회의를 열고 오전 10시께 식중독 의심증세 발생을 인지했지만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론에서 취재가 들어가자 오후 1시 30분에야 교육청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의 보고가 늦어지면서 19일에도 학교 급식이 이뤄졌다.

해당 학교 "식중독 보다는 큰 일교차로 인한 바이러스성(질환)으로 판단해 내부 회의에서 일단은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식중독 대응협의체는 이번 집단 식중독 의심증세 발생이 학교급식에 의한 원인으로 판단하기 어렵지만 학부모 불안을 해소하고 증상환자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1일간 학교급식 중단을 권고했고, 해당 학교는 긴급 운영위를 소집, 20일 하루 학교급식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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