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따라 손맛따라 33. 제주흑도새기]

특유 '투박함'으로 승부
자투리고기·찌개도 별미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인근에는 맛은 물론 특유의 '투박함'으로 많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식당이 있다. 이름부터 '제주다움'이 뚝뚝 묻어나는 '제주흑도새기'는 화려하고 특별하지는 않지만 오랜 세월을 함께한 가족, 동네 친구와 술잔을 기울이며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곳이다.

제주도 방언으로 흑돼지를 뜻하는 '흑도새기'는 이곳의 대표 메뉴다. 

제주흑도새기는 제주에서 건강하게 자란 흑돼지를 부위별로 손님상에 올린다. 

숯불 위에서 노릇하게 익은 흑돼지 오겹살과 목살은 숯의 은은한 향과 함께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여기에 제주 토속 젓갈인 자리돔 젓을 찍어 먹으면 입안 가득 고소한 향과 맛이 퍼진다. 

착한가격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자투리 고기도 인기메뉴 중 하나다. 자투리 고기란 이름처럼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해체하고 남은 고기를 말한다. 자투리라 다른 부위보다 맛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한번 맛을 본 사람들은 매번 자투리 고기만 찾을 정도로 오겹살이나 목살과는 은근하게 다른 맛으로 손님들을 끌어모은다.  

제주흑도새기는 자투리 고기를 초벌구이해 손님에게 내놓는다. 자투리 고기는 고기 두께가 일정하지 않아 다른 고기보다 굽기 힘들어서다. 초벌구이는 적절한 온도와 타이밍에 고기를 구워 맛은 물론 손님들의 편의까지 고려한 제주흑도새기만의 배려다.

고기가 노릇노릇 익어갈 때쯤 나오는 김치찌개도 별미다.

듬성듬성 썰어 넣은 파와 자투리 고기, 묵은지가 들어간 김치찌개는 매콤하면서도 담백해 기름기가 있는 고기와 먹으면 안성맞춤이다. 

'정직함'은 9년 동안 한결같이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이유다.

제주흑도새기를 운영하는 김애심씨(54)는 "음식은 거짓말을 못한다"며 "앞으로도 건강한 식재료로 손님들이 안심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내놓기 위해 정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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