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화 작가 두 번째 개인전 ‘집으로 가는 길’
5월 3일까지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 등서

인생이란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도 춤을 추는 것이라 했던가. 여행처럼 제주를 찾았다 운명 같은 ‘무엇’을 만난 이가 그랬다. 미친 듯 춤을 추는 대신 폭우처럼 쏟아져 내린 것들을 품어 펼치기 위해 붓을 움직였다.

정명화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집으로 가는 길’이다. 제주와 인연이라곤 비행기 티켓을 끊은 것이 전부였던 작가는 섬과 눈을 맞춘 뒤 귀가를 미뤘다. 2005년 ‘첫’ 타이틀을 걸었던 이후 욕심내지 않았던 개인전을 낯선 제주에서 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둥지와 숲을 작업했던 작가는 제주에서 다름을 봤다. 하루에도 4계절이 오가는 신비로움 같은 것에 익숙해 진 이후의 일이다. 평온이란 이름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것들에서 그동안 막연히 찾던 것들의 실마리를 찾았다.

집으로 향하는 길은 어딘지 홀가분하다. 의식해 뭔가를 찾지 않아도 되고, 복잡할지 모를 하루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마치지 못한 일 따위는 뒤로 던져 놓고 보이는 그대로 받아 안아 가장 편안한 기분으로 발을 내딛게 된다.

아직 ‘집’을 찾지 못한 까닭에 그의 숲은 그 뿌리가 깊지도, ‘나의 것’라 잘라 말할 수 있는 것도 없다. 제주살이에 허락된 ‘1년 6개월’ 안에 찾을 수 있기를, 시간 제한을 연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런 마음은 5월3일까지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전시실, 6월 1일부터 30일까지 제주 켄싱턴호텔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010-7154-8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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