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식 21세기한국연구소 소장·정치평론가·논설위원

해방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번째로 회동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회담은 싱가포르에서 이루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매우 기대되는 김정은(국무위원장)과 나의 회담이 싱가포르에서 6월 12일 개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두 나라는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열리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역사상 첫번째 회담으로 기록될 6·12 북미정상회담의 의제는 먼저 '비핵화 로드맵'을 타결해야 한다. 계속 비핵화에 따른 미국의 보상문제도 아울러 논의될 것이다. 미국의 보상은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보장, 경제적 배상 문제와 외교관계 수립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세계 여론은 '비핵화'와 '탈냉전' 상황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건곤일척의 담판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한반도의 운명을 바꿔놓을 큰 틀의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인가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우리로서도 4·27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의 결과가 빛을 내느야 못내느냐가 달려있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와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PVID·Permanent,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ing)의 차이점도 자세히 알아야 한다. 폼페이오는 며칠전 평양을 방문해 다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방식으로 점검한다고 알려왔다. 3월말~4월초 부활절 휴일 동안 미국 중앙정보부(CIA·Central Intelligence Agency) 국장으로서 평양을 극비방문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했다. 이 회담준비 과정에서 오고간 현안 대화들은 아직은 비밀로 분류되고 있다.

회담장소가 싱가포르로 정해진 이유는 다음과 같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행정부는 처음에 회담 장소로 5곳 정도를 거론하다 최근 들어 싱가포르와 공동경비구역 판문점, 인천 송도를 놓고 고심을 거듭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5월 9일 각료회의에서 개최 장소로 '판문점 카드'를 제외하면서 사실상 싱가포르가 확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판문점 개최 카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할 만큼 관심은 컸지만 정부 내 강경파 인사들이 회담 장소가 실제 회담 내용과 결과, 협상의 주도권 장악 등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는 중립국인 동시에 보안, 경호, 언론 관련 인프라가 잘 발달한 최적의 회담 조건을 보유했다는 점도 낙점의 이유로 작용했다. 하지만 회담장에 가기 위해서 북한과 김정은은 항공외교를 선택해야 한다. 대신 중국 항공기가 경호를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회담 날짜의 경우 6월 8~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선진 7개 국가를 지칭) 정상회의 이전에 북미 회담을 열고 그 결과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설명하는 방안도 한때 검토됐지만 이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이 너무 빡빡해지면서 제대로 회담을 준비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이제 세계사의 전쟁진행 상황은 냉전 시스템을 완전히 넘어서고 있다. 인류가 스스로 만들어 내고, 인류가 그것으로 괴로워했던 세계사적인 전쟁의 틀은 끝이 났다. 또한 그것도 대량학살 무기의 압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는 전쟁의 규모나 수단도 점점 축소되면서 날카로워지고 있다. 이제 적은 내부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부디 앞으로 '냉전상황'이 막을 내림으로써 더 이상의 장애는 끝을 내고 대신에 문명의 경제발전 시대로 옮겨가야 한다. 지금 한국에 유라시아 대륙땅은 새롭게 떠오르는 매력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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