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의 낮최고기온이 35도를 훌쩍 넘으면서 연일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밤 제주시 탑동광장에는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무더위를 피해 야외로 나왔다.

폭염특보 8일째 지속...17일 김녕 37.4도 전국 최고
장마기간 21일 역대 4번째 짧아...2013년 가장 더워

올 여름 '제주 열도(熱島)'가 예고됐다.

제주지역 장마가 역대 4번째로 짧게 끝난데다 무더위가 일찍 시작되면서 폭염에 이은 가뭄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현재 대기 상층부는 티베트에서 유입된 고온건조한 공기가, 대기 중·하층부는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맑은 날씨로 인한 강한 일사 효과까지 더해지며 지표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고기압이 동서방향으로 강화되면서 북쪽의 찬공기를 막고 있는데다 최근 한반도 부근의 공기 흐름이 느려져 이같은 기압배치는 당분간 계속 유지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제주 역시 낮기온이 평년보다 3~5도 높은 상황이다. 오는 28일까지 비소식도 없어 폭염일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현재 제주도 북부와 서부지역은 11일부터 8일째 폭염주의보가, 동부지역은 15일부터 4일째 폭염경보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17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낮기온이 37.4도(오후 2시2분)까지 치솟아 대구를 넘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구좌읍 김녕리 만장굴 입구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AWS)의 경우 바닷바람 영향을 받지 못하는데다 분지 지형이어서 기온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지난 11일에도 제주시 낮 최고기온은 35도(오후 3시6분)까지 오르며 전국 최고 기온을 보였다.

최근 30년간 역대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된 해는 1994년으로, 폭염 일수는 전국 평균 31.1일이었다. 1994년에도 장마가 평년보다 빨리 끝나 불볕더위가 일찍 몰려왔다.

제주는 2013년 가장 더웠다. 2013년 폭염 일수는 17.5일, 열대야 일수는 54일로 기록됐다.

올해 제주도(제주·서귀포 평균) 장마는 6월 19일에 시작해 7월 9일에 종료, 장마 기간이 21일에 그쳤다.

올해 장마 기간은 1973년(6월 25일~7월 1일·7일) 이후 네 번째로 짧은 것이다. 평년값은 32일이다.

장마 기간 평균강수량은 235.1㎜, 강수일수는 14.5일로 평년(398.6㎜, 18.3일)을 밑돌았다.

지난해에는 장마가 6월 14일부터 7월 26일까지 33일간 이어졌지만 강수일수가 8일에 그쳤고 강수량도 90.2㎜로 1973년에 이어 44년 만에 가장 적었다.

기상청은 "6월 하순부터 티베트 고기압이 평년에 비해 강화되면서 한반도 주변 대기상층이 온난해지고,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북서쪽으로 크게 확장하면서 장마전선이 북상해 장마가 일찍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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