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좌 13.0㎜ 강수량 발아 도움...가뭄 해갈에는 역부족
동부 37일만에 폭염특보 해제...비 그친 뒤 다시 무더위

16일 장기간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던 제주에 모처럼 단비가 내려 타들어가던 농심을 식혀줬다.

제주시 구좌읍 지역에도 비가 내려 파종에 들어간 당근농가들이 한숨을 돌리긴 했으나 메마른 대지만 적셨을 뿐 가뭄 해갈에는 역부족이었다.

16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제18호 태풍 룸비아가 만들어 낸 구름대 영향으로 도 전역에 비가 내렸다.

15일 밤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지점별 강수량은 △북부 제주 10.4㎜, 산천단 35.0㎜, 유수암 25.5㎜, 선흘 23.0㎜, 오등 18.0㎜ △남부 서귀포 15.3㎜, 태풍센터 26.0㎜, 강정 26.0㎜, 신례 22.5㎜, 색달 21.5㎜, 남원 19.0㎜, 중문 16.5㎜ △서부 고산 9.7㎜, 대정 24.0㎜, 한림 10.0㎜, 금악 10.5㎜ △동부 성산 6.8㎜, 구좌 13.0㎜, 우도 26.5㎜, 표선 11.5㎜ 등이다.

한때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던 한라산에는 성판악 67.0㎜, 진달래밭 58.0㎜, 윗세오름 97.0㎜, 삼각봉 98.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특히 가뭄이 극심한 구좌읍 지역에 13.0㎜의 비가 내려 당근 발아 고비는 넘겼다.

제주도농업기술원은 "현재까지 내린 양으로 볼 때 당근 씨앗을 발아시키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햇볕이 나면 일주일 정도 도움이 될 양"이라며 "토양으로 충분히 스며들어 가뭄이 해갈되려면 지속적으로 30㎜ 이상의 비가 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비가 그친 후 강한 일사로 수분이 증발해 새순이 말라버리는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도 전역에 비가 내리며 이날 낮기온이 30도 아래로 내려가 제주도 동부에 내려진 폭염주의보는 해제됐다. 이는 지난달 11일 폭염특보가 내려진 후 37일만이다.

서부와 북부에 내려진 폭염경보는 폭염주의보로 대치됐다. 남부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해상에는 태풍 영향으로 18일까지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도 매우 높게 일 전망이다.

기상청은 "17일 새벽까지 비(산지 10~40㎜)가 오면서 폭염은 일시 주춤하겠으나 비가 그친 뒤에는 북부와 서부를 중심으로 기온이 많이 상승해 무더위가 이어지고 밤에는 열대야도 나타나겠다"고 설명했다. 한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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