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 사회부 차장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판문점에 이어 평양에서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18일 오전 10시 평양 순안공항에 첫발을 내딘 문 대통령을 공항 활주로에 직접 나와 반갑게 맞았다. 김 위원장은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2박 3일간 일정으로 평양을 찾은 문 대통령에게 최고 수준의 예우와 파격적 의전으로 환대했다. 세차례의 뜨거운 포옹으로 문 대통령을 반겼고, 의장 행사에서는 '국가원수 예우' 의미가 담긴 예포 21발이 발사됐는가 하면 군 의장대의 사열이 이뤄졌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가는 길에 무개차에 동승해 카퍼레이드를 하기도 했다. 평양 시민들도 거리에서 꽃다발을 흔들며 한국 대통령으로선 11년만에 평양을 찾은 문 대통령을 반겼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역사적 만남에는 숫자 '3'과 인연이 깊다. 올해에만 3번째 남북정상의 만남이다. 양 정상은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첫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지난 5월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 이어 이번 평양에서 세번째 만남을 가졌다. 이 과정에 양 정상이 나눈 포옹과 악수 모두 세번째다. 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도 3일간이다. 

현직 대통령으로 북한을 방문한 것 역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세번째다. 김대중 대통령은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2000년 6월 13일 오전 특별기를 타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평양 땅을 밟았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대통령을 영접했고 두 정상은 손을 맞잡았다. 또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할 때 같은 차에 동승해 1시간 가까이 '차 속 정상회담'을 갖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10월 2일 남북을 가로막은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었다.

동양에서 숫자 '3'은 복을 불러오는 행운의 숫자로 꼽힌다. 이번 양 정상의 세번째 만남이 진솔한 대화와 원만한 협의로 이어져 교착 국면에 빠진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가 구축되길 기대해 본다. 남북한 모두 염원하는 것은 평화 통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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