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인들의 고용률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통계청의 '2018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70~74세 고용률은 33.1%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1위다. 물론 나이가 들어서도 사회 참여와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해서 일을 갖는다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노후 준비가 제대로 안돼 은퇴 후에도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만 하는 노인들도 많다. 실제 우리나라 노인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이 46.7%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제주지역이라고 다르지 않다. 지난 8월말 기준 도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9만5246명으로 전체 인구의 14.31%를 차지한다. 고령사회에 진입한데 이어 2025년에는 노인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래 사는 것은 행복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장수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 경제적으로 여의치 않은 노인들에게 고령화는 고통이다. 여유로운 노후를 보낸다면 다행이지만 여기저기 일자리를 찾아 헤매야 하는 노인들이 허다하다. 2015년 기준 도내 65세 이상 노인 고용률은 46.8%에 이른다.

정부와 지자체들이 시행하는 노인 일자리 정책은 중요한 노후 지원 수단이다. 제주도 역시 노인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은 열악하다. 무엇보다 제주도는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전국 유일하게 자체사업인 '노인 고용촉진장려금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지원인원은 2016년 461명, 2017년 507명, 올해 519명 등 찔끔 수준에 그친다. 또 제주형 노인 일자리 사업인 '탐나는 5060 프로젝트'의 경우 50대와 60대가 대상으로 사실상 중장년층 일자리에 더 가깝다.

급속한 고령화 속에 이에 대한 대비가 없다면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부담이다. 제주도는 노인들이 안정적인 소득을 얻고 마음 편히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보다 다양하고 적극적인 일자리 만들기에 나서야 한다. 단순노무직에서 벗어나 노년층의 전문지식과 재능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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