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선홍색 동백 10월부터 피기 시작해 겨울에 절정 
봄이 되면 꽃송이가 떨어져 땅에 쌓여 절개 상징

겨울에 피어 봄에 지는 꽃. 설경을 물들이는 붉은 꽃인 동백나무는 차나무과 동백나무속 상록교목이다. 겨울에 꽃을 피워 동백(冬柏)이라 불린다. 

제주에서는 10월부터 동백꽃이 피기 시작해 12월과 다음해 3월까지 절정을 이루고 날씨가 따뜻해지는 5월이 되면 진다. 동백꽃이 질때면 꽃모양 그대로 '뚝' 떨어져 나무밑에 수북히 쌓인다. 이 시기가 되면 동백나무 밑에는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장면을 연출한다. 동백은 꽃이 지는 순간 다시 땅에서 핀다고 이야기를 한다.

동백꽃 꽃말은 낭만적이다. '그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 한다'는 진실한 사랑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동백꽃은 엄동설한에도 꽃을 피우기 때문에 '청렴', '절조' 등의 꽃말도 가지고 있다.

"가장 눈부신 순간에/ 스스로 목을 꺾는/ 동백꽃을 보라/ 지상의 어떤 꽃도 그의 아름다움 속에다/ 저토록 분명한 순간의 소멸을/ 함께 꽃피우지는 않았다/ 모든 언어를 버리고/ 오직 붉은 감탄사 하나로/ 허공에 한 획을 긋는/ 단호한 참수." 시인 문정희는 동백꽃이 지는 모습을 단호한 꺾임으로 표현했다. 

동백나무는 한국과 일본, 대만, 중국 등 동북아시아 등지에 자생하며, 겨울철이 다가오면 제주지역에서도 도내 전역에서 큰 꽃들이 만발한다.

동백꽃은 붉은색이지만, 흰색이나 분홍색 꽃도 있다.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동백나무, 일년생 가지와 잎 뒷면의 맥상 및 씨방에 털이 있는 것은 애기동백나무으로 불린다.

동백나무는 높이 7m 정도로 자라는 소교목으로 줄기 밑동에서 많은 가지가 나와 관목처럼 자란다. 길이는 약 5~12㎝, 너비 3~7㎝ 정도며, 잎의 앞면은 광택이 나는 짙은 초록색을 띤다. 뒷면에는 노란색이 섞인 황록색이며, 잎 가장자리에는 끝이 뭉툭한 톱니들이 있다. 

동백꽃은 빨간색이며 겨울에 잎겨드랑이나 가지 끝에 한 송이씩 핀다. 꽃잎의 길이는 약 3~5㎝ 정도이며, 꽃받침잎은 5장으로 길이 1~2㎝ 정도다. 

동백꽃은 하얀 눈 속에 강렬한 붉은색의 아름다움도 자아내지만 우리 인체에 주는많은 효능으로도 유명하다.

한방의학서에는 동백꽃은 피를 맑게 하고 지혈과 이뇨 작용을 돕는다고 나온다. 동백꽃은 차나 술로 만들어 먹으면 효과가 좋다. 특히 위나 식도가 좋지 않을 때, 목이 아플 때 동백꽃을 우려먹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동백꽃은 타박상이나 멍든 것도 빨리 회복시켜준다. 

동백꽃은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꽃이다. 암술, 수술, 꽃받침은 제거하고 식용할 수 있다. 꽃잎은 따고 나서 바로 요리하는 것이 좋으나 보관을 해야 한다면 밀폐된 용기에 담아 마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밀폐된 용기를 냉장 보관하면 고유의 색과 향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 

동백꽃으로 만든 오일은 피부 미용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동백꽃으로 만든 오일은 아토피 피부 치료제로도 사용된다. 

동백 오일은 리놀레산 등이 풍부해 보습과 수분 유지에 뛰어나다. 동백 오일은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어주며, 푸석한 머리카락 결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제주와 동백꽃은 깊은 인연이 있다. 특히 동백은 4·3의 상징의 꽃이 됐다. 강요배 화백의 '동백꽃 지다'와 제주 민중가수 최상돈의 '애기 동백꽃의 노래' 등을 통해 제주4·3과 동백이 널리 알려졌다.  

동백은 아름다움과 절개, 아픔 그리고 효능까지 다양함으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고 있다. 겨울이 다가온 지금 제주의 동백꽃을 느끼고 의미를 되새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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