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비자림로(자료사진).

조사결과 63주 피해…나무에 구멍 '동공' 확인 절반이상
탐방 예약제 시행·지정구역 확대 등 보전·관리 방안 제안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지정·보호되는 '천년의 숲' 제주시 평대리 비자나무숲의 비자나무 수 십 그루가 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자치경제연구원이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의 의뢰로 2017년 12월 4일부터 지난해 11월 15일까지 수행한 '제주 평대리 비자나무 숲 비자나무 실태조사 및 종합진단계획 수립'용역보고서에 따르면 평대리 비자나무숲에 생육중인 비자나무는 2815주로 조사됐다.

이는 1999년 조사 당시(2878주)보다 63주가 고사했다.

고사 원인은 주변 상록활엽수 등의 가지에 의한 '피압'이 36주(57%)로 가장 많았다. 덩굴 11주(17%), 작물이 비나 바람으로 쓰러지는 도복 9주(14%), 부러짐 4주(6%), 원인불명 3주(5%)다.

용역진은 특히 상록활엽수인 경우 비자나무보다 생육속도가 2배 이상 빨라 비자나무 고사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했다.

나무에 상처가 발생해 치료를 받은 비자나무는 1598주(56.7%)로 절반을 넘었다. 특히 수목상처 치료가 시행된 후에도 추가적으로 훼손된 비자나무는 207주(13%)며, 이 가운데 줄기상처가 훼손된 비자나무는 191주다. 줄기부위 상처치료가 보존율이 낮은 이유는 줄기가 가지나 뿌리에 비해 면적이 넓고 수목상처 치료를 가장 많이 시행하기 때문으로 훼손율도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동공 및 수피이탈이 발생한 비자나무는 1589주(56,4%)로 나타났다.

동공은 수목이 생장하는 과정에서 자연치유 가능 범위를 벗어난 상처로 목질부가 부패하면서 구멍이 커지는 현상이다.

용역진은 비자나무 숲의 보전과 관리를 위해 탐방객 예약제를 시행하고 관람료를 현실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장기적으로 안식년을 도입해 생태적 복원기간을 갖게 하고 현재 숲 남쪽 경계에 인접한 돛오름까지 문화재 지정구역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강승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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