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창 제주항공정책연구소장·논설위원

지난달 농업회관에서 제2공항 입지 타당성 재조사와 관련해 '제2공항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의 공개설명회가 있었다. 공항인프라 확충방안과 입지선정과정에서 기준과 방법에 대해 검토하는 설명회였다.

국토부가 정한 7인과 제2공항 반대대책위원회에서 추천한 7인이 참여하는 위원회이므로 반대와 찬성하는 의견이 부딪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현장에는 반대하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석해 반대토론에 박수로 성원하면서 분위기를 압도해 갔으나 토론자 외에 찬성하는 발언은 없었다.

반대목소리만 커가는 현상 

항공 산업과 과학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더불어 항공운송형태도 진화되고 있다. 대량수송만이 아니라 에어택시, 자가용시대와 더불어 드론 자동차 등 새로운 운송시장이 열리고 있다. 항공기 엔진소음도 날로 저감돼 새로 생산되는 항공기는 소리를 많이 줄이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 경제수준이 높아지면서 항공 이용객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20~30년 후에 변화될 이 땅 보다는 오늘의 환경관리와 기준으로 제2공항 건설을 바라보고 있는 시각도 있었다. 

제2공항 건설이 필요한 이유로 제시된 2035년 공항 이용객 4500만명 예측을 놓고도 논쟁이 오갔다. 지난 2014년에 국토부가 발표한 공항 이용객은 입·출도 여객을 합한 것이며 관광객 입도수와는 다른 개념이다. 제주관광공사에서 발표한 관광객 수용력은 보수적으로 2000만명, 긍정적으로 2270만명이라 봤다. 공항 입도객수와 비교하면 비슷한 예측이다. 현재 공항이용객은 약 3000여만명, 관광객은 1500만명으로 한계에 이르고 있다.  

재조사 검토과정에서 제기하는 확장대안 부실, 정석후보지를 탈락시키기 위한 의혹, 신도 2후보지의 소음평가 부실, 주민의견 수렴 등에 대해 항공전문가적인 측면에서는 대체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비전문가 그룹에서는 그렇지가 않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9개 평가항목을 세분하면 수 백 가지가 된다. 그 요소들을 분석하고 종합적으로 평가를 해서 입지를 결정한 것인데 지엽적인 것을 큰 문제로 부각하면서 반대하는 것 같다.    

지난 11월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기업경기조사에 의하면 제주지역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62로 전국평균 74에 비해 12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관광산업과 건설업 등 비제조업 분야에서 부진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기준치인 100이하로 떨어지면 경기가 나빠졌다는 지수이다. 앞으로 관광산업이 획기적으로 나아질 전망은 현재 공항시설 능력으로는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4조8700억원의 국고를 들여 공항 건설하겠다고 나서는데 지역에서 환영하는 소리는 미미하다. 국제관광지와 국제교육도시로 도약하려는 공항 확충사업은 반대대책위와 의견조정으로 2년여가 흘러갔고, 검토위원회 논의도 결국 파행을 맞았다. 이러한 와중에서 공항건설로 수혜를 받을 관광업계와 건설업체, 상공인들, 개발이익을 얻을 지역주민들은 상대적으로 잠잠했다. 

도민 다수가 반대하고 있을까.

언론에는 반대주장만 크게 보도돼 중앙이나 도외에서는 제주도민 대다수가 제2공항 건설반대에 동조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성산에 제2공항 반대 의견은 도민 다수의 뜻일까. 편입되는 해당지역과 동부권 주민들은 이 계획이 지연되거나 취소되어도 괜찮은가. 침묵하면 동의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다. 제주공항 부분확장 안은 문제를 잠시 해결할 수 있으나, 20~30년, 50년 후를 바라보면 대안이 될 수 없다.  제주도의 균형발전과 발전 동력으로 공항건설이 시급하다. 시간만 허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사숙고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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