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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포럼] 예래 휴양단지 같은 '개발 흑역사'를 다시 쓰지 않으려면

기사승인 2019.02.11  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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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은주 사단법인 제주올레 상임이사

연초부터 제주도에는 굵직한 개발 관련 뉴스들이 쏟아졌다.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 조성 사업 인허가 절차에 대한 대법원의 무효 처분에서부터 이호유원지 도시관리계획 변경안 통과 그리고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의 환경영향평가 심의 통과 소식까지, 안타깝게도 세 사업지 모두 올레길에 접해 있다.

지난 수년 제주올레 8코스를 걸을 때 흉물이 돼버린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

유채꽃과 해국 그리고 억새가 아름다웠던 바닷가 언덕을 통째로 갈아엎고 대형 주거단지가 들어서는 것도 못마땅했는데, 우여곡절을 겪으며 짓다 만 회색 콘크리트가 흉물로 버려진 광경은 울화까지 치밀어 오르게 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그 흉물은 기약도 없이 방치되고, 뒷수습하느라 피 같은 세금이 낭비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 사업은 제주도의 가장 대표적인 '개발 흑역사'로 기록되리라.

최근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한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은 올레꾼들이 가장 사랑하는 제주올레 10코스가 지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송악산 둘레를 따라 가파도와 마라도가 담긴 해안 풍광을 즐긴 뒤, 셋알오름과 동알오름을 넘나들며 일제시대 군사 유적과 4·3의 역사를 함께 만날 수 있는 이 구간을 올레꾼들은 '가장 제주다운 풍광과 역사를 만나는 곳'으로 손꼽는다.

그곳에 호텔 2개동(545실)과 휴양특수시설(문화센터, 캠핑시설, 조각공원), 편익시설(로컬푸드점, 상업시설)을 짓겠다는 것이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이다.

지난 선거에서는 원희룡 도지사도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고,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도 호텔 고도가 높아 주변 풍광을 해친다며 여러 차례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사업자가 호텔 층수 계획을 8층에서 6층으로 낮췄다는 이유로 최근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다.

이 사업이 시행되면 가장 제주다운 풍광과 역사를 만나는 제주올레 10코스는 치명상을 입는다.

뿐만 아니라 이미 가동률 94%를 넘어선 대정하수처리장에도 영향을 미쳐 서부 지역 주민들의 삶에도 큰 불편을 주게 될 것이다.

지난 1월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을 통과시키며 개발 고지에 성큼 다가선 이호유원지 사업은 제주올레 17코스에 있다.

이호해수욕장과 송림 그리고 해안사구가 빚어내는 풍광이 일품인 이 지역에 32m 높이의 7성급 호텔 2개동과 23m 높이의 콘도로 채우려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해양 경관이 빼어나면서도 제주시 도심과 가까워 올레꾼뿐 아니라 제주시민에게도 사랑받으며 이미 여느 유원지보다 더 뛰어난 유원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새삼 유원지로 갈아엎는단다.

'이호유원지 조성사업은 유원지의 공공성이 상실되었다'는 제주환경운동연합의 지적처럼 주민 복지 향상이라는 유원지 시설 목적에 맞지 않게 숙박시설 중심으로 사업계획이 달라졌는데도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은 통과됐다.

사업이 시행되면 '경관 사유화'에 밀려 우리는 보물을 또 하나 잃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제주는 이미 인구 대비 상업용 건축물 면적이 전국에서 가장 넓다.

제1·2종 근린생활시설과 판매시설, 업무시설, 위락·숙박·운수·자동차관련시설 등이 인구 대비 가장 넓게 조성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제주도는 유원지 개발을 허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물론 투자유치를 해놓고 인허가 과정에서 뒤짚는 것은 옳지도 쉽지도 않다.

그렇다고 보존보다는 개발이 우선이었던 과거에 벌려 놓은 일이라고 어쩔 수 없이 따라간다면 예래 휴양형 단지의 전철을 다시 밟을런지도 모른다.

'전거가감(前車可鑑)'. 앞 수레가 엎어진 것을 보고 뒤에 따라오는 수레가 경계하여 넘어지지 않도록 한다는 이 사자성어야말로 제주도가 지금 되새겨야 하는 교훈이 아닐까 싶다.

더 이상 예래 휴양단지 같은 '개발 흑역사'를 쓰는 일이 없으려면 말이다.


안은주 webmaster@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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