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춘화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소장

제주여성회관이 개관된지 어느덧 50주년을 맞고 있다. 사람의 나이로 치면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이다.

1969년 10월 13일 제주여성의 오랜 숙원사업인 '제주도여성회관'은 당시 한국부인회제주도지부에서 제주도에 부지를 기부채납함으로써 탄생하게 됐다.

이후 2010년 1월 13일 여성종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문화기능을 더해 센터기능이 다변화되고 '설문대여성문화센터'로 명칭도 바꿨다.

현재 도민교육은 평생교육 수요에 맞춰 연간 150여개의 전문교육과 문화교육이 운영되고 있다. 제주여성사 구축과 여성역사문화전시관 운영, 문화욕구 충족을 위한 기획공연 등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도 괄목할 만하다.

올해는 반세기 동안 제주여성과 함께 해온 센터의 성장과정을 돌아보고, 여성과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 진단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교육과 문화사업을 더욱 체계화함은 물론 도민들과 함께 변천사를 공유하고 미래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끊임없이 소통해 나갈 계획이다.

은퇴하거나, 타 시도에서 이주해 오는 경우 우선 교육기관을 찾게 된다. 교육을 통한 사회적 소통을 위해서다.

모든 교육이 여성과 남성 모두가 수혜를 받을 수 있으나, '여성멤버십교육'만은 제한되고 있다.
지역공동체를 위해 여성들의 활동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다. 단계별로 기본심화보수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여 지역발전을 위한 문제인식과 대안제시 방안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부터 멤버십교육을 이수하면 주민자치위원으로도 참여할 수 있는 요건이 부여되고 있고, 적은 인원이지만 실제 위원으로 선정되어 활동 중인 자도 있다.

뿐만 아니라 요망스, 자청비라는 동아리를 꾸려 도정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에도 참여해 우수제안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교육을 받고 당당하게 정책개발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수강생 스스로가 무척이나 고무돼 있다.

이들의 역량이 지역사회 곳곳에서 발휘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역공동체 활동사례에 대한 탐색기회를 제공하고 도내 관련기관 단체와도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육아, 출산 등으로 경력단절된 여성작가의 창작활동 기반을 마련하고자 매년 여성미술작가를 발굴하여 기획전시회를 지원하고 있다.

남성위주 미술계에서 여성작가 육성을 위한 정책의미가 무엇보다 크며, 2011년도부터 총 16명의 여성작가와 예술단체 7곳에서 지원을 받았다.

올해도 여성작가와 단체를 초청해 세차례 전시회를 열고, 기획전 참여 작가의 작품도 수집할 계획이다.
여성역사문화전시관의 고정화된 전시물로 인해 새로운 수요층 확대를 위한 콘텐츠 개발도 시도한다. 제주여성신화 콘텐츠 '신화꾸러미'를 제작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대상으로 찾아가는 박물관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수집해온 유물들을 도민에게 공개하기 위해 소장유물특별전도 마련한다.
여성회관으로 출범한 설문대여성문화센터는 많은 변화를 거치면서 성장을 해왔다. 4층 규모의 공간이 부족할 만큼 복합문화센터로서의 큰 발돋움을 했다.
최근 센터의 교육방향은 저출산, 고령화 등에 따른 가족형태의 다변화에 대응하고 진정한 성평등시대를 위한 여성인력 육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교육이 교육으로만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재능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구축도 중요하다.
설문대여성문화센터가 공공기관 대표 여성교육기관으로서 그리고 여성역사문화전시관으로서의 미래 50년, 100년을 내다볼 수 있도록 개관 50돌을 도민들과 함께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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