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으로 인한 상처를 세상에 치유하는 부분이 미진했다. 이 상처의 아픔이 아직도 남았다는 목소리를 아픔을 간직한 사람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을까.

제주 4·3 마을치유 연구팀은 제주도의회 송창권 의원과 제주대 세계환경과 섬연구소, 오도롱·도평마을회와 공동으로 '4·3치유를 위한 마을 프로젝트 활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4·3단체와 지방자치단체 등 외부기관이 중심이 된 조사만 이뤄져 기록을 남기거나 연구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실제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증언을 들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 '평화·인권교육을 통한 4·3의 사회적 치유방안'세미나에서 처음으로 4·3 마을 치유방안이 제기됐고 12월 제주 평화섬 포럼에서도 마을·대학 연구소·도의회가 협력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그 결과 오도롱과 도평마을 주민들의 요청으로 '제주4·3치유 마을치유활동'이 계획됐다.

당시 오도롱 마을은 한라산 중턱의 피신지와 마을 거주지에서 이틀간 주민 70~80%에 해당하는 270여명이 학살됐다. 도평마을은 120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더 늦기 전에 4·3 체험자들의 증언을 통한 진상규명으로 마을의 명예를 회복하자는 의견이 모아져 마을치유 활동이 이뤄지게 됐다.

두 마을의 조사가 이뤄지면 5월에 있을 '평화의 섬 워크숍"에서 마을치유 사례 발표회를 열 예정이다. 8월에는 현장연구팀이 두 마을의 사례를 각각 발표하고 사례집도 발간할 예정이다.

외부에서 본 4·3의 피해가 아닌 4·3을 직접 겪은 피해자의 목소리로 아픔을 듣고, 개개인의 상처를 아우르며 지역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자생력이 키워질지 주목된다.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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