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미관은 물론 자연경관을 해치는 주요 요인중 하나로 전선과 송전탑 등 송·배전선로가 꼽힌다. 제주도의 중산간과 오름군락, 유네스코 3관왕 선정지역은 빼어난 자연경관을 보여주는 지역이다. 그러나 중산간 곳곳을 가로지르는 송전탑 등 송·배전선로는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제주지역 송·배전선로 지중화 사업은 제주의 현안 중 하나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당시 공약으로 지중화사업을 약속했다.

제주도는 지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7944억원을 투자해 도내 송·배전선로 7636㎞가운데 533.65㎞를 지중화하는 계획을 수립했었다. 이 사업에 대해 정부는 사업비 문제를 들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제외했다. 결국 도는 사업계획을 연차별로 구분, 우선 한라산 중산간과 동·서부 오름군락, 유네스코 자연경관 3관왕 선정지역의 송·배전선로 34.81㎞만이라도 추진키로 했다. 이 역시 2014년 6월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며 무산됐다.

다행히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 제주지역공약에 제주 환경수도 육성에 필요한 사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송·배전선로 지중화는 우선순위를 정해 미관과 안전을 해치는 시설물을 순차적으로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제주도는 현 정부 출범 3년차인 현재까지 송·배전선로 지중화를 위한 계획 수립은 물론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도는 조천-와산 6.6㎞ 구간 송전탑 19기에 대한 사업비를 마련하지 못하겠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한라산과 오름군락, 유네스코 3관왕 선정지역 등 제주의 경관을 대표하는 지역이라도 우선 지중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환경수도 추진을 위해 전선지중화를 국책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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