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특히 제주 독립운동사의 완성을 위해서는 저평가됐던 ‘여성’의 위상 정립과 시대·사회적 영향 등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주관으로 18일 오후 3시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일제강점기 여성독립운동의 역할과 의의’주제 1차 여성·가족포럼에서 참석자들은 공통적으로 ‘제평가(모든, 다양한 평가)’와 ‘재평가’에 목소리를 모았다.

‘제주지역 여성독립운동의 특성’주제로 발표한 심옥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장은 ‘신성여학교’에 주목했다.

심 소장은 “제주 여성 독립운동을 말하면 최정숙, 강평국, 고수선 열사를 빼놓을 수 없다”며 “이들의 공통분모인 ‘신성여학교’의 역할을 제주 여성독립운동의 한 부분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 소장은 특히 “근대사회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제주사회변동과 종교유입, 근대교육기관이 제주여성의 의식변화 배경이 됐다”며 “근대여성교육기관의 출현이 제주여성독립운동가의 등장으로 연결됐다”고 평가했다. 3·1운동 이후 확산된 애국. 계몽운동의 중심에 여성이 있었다는 점도 짚었다. 심 소장은 “시대의 변화 속 제주여성은 자발적으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며 “이런 노력과 업적을 제대로 평가하는 것이 오늘의 과업”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진행한 토론에서 김은희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연구실장은 “최초의 여성학교인 신성여학교가 제주 대표 여성 독립운동가인 최정숙, 강평국 열사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1회 졸업생에 대한 졸업 후 행적 전수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또 “신성여학교 외에도 제주에서는 우리나라 유일의 여성 주도 대규모 항일운동인 해녀 항일 투쟁도 벌어졌다”며 “이후 제주 4·3에서 활동했던 여성들의 항일 경력을 찾아보는 것으로 제주 항일운동사를 보다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박영하 서울대 인성교육연구센터 선임연구원도 “자금까지 항일운동 관련 연구는 남성, 인물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며 “오늘의 논의가 한국여성독립운동 연구의 새 바람을 일으키고 제주를 우리나라 여성독립운동사 연구와 추모사업의 새로운 모델 도시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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