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3.1운동 임정 수립 100주년 '독립의 횃불 릴레이' 제주 행사
법정사.조천만세.해녀항일운동 재연...자발적.비폭력 의미 강조

“우리는 오늘 조선(우리나라)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우리나라 사람)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를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우리 후손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할 것이다”

100년 전 ‘오늘’ 조천 미밋동산(만세동산)을 뒤덮은 수백 개 태극기 물결 사이로 제주 독립 의지의 불씨가 타올랐다. 1919년 제주 출신 유학생 김장환(당시 17세)이 서울 탑골공원 만세 시위 참여 후 가슴에 품고 온 기미독립선언서가 처음 제주에 낭독되고 태극기를 높이 들었던 날 다시 독립만세 함성이 울려퍼졌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전국을 순회하며 이어지는 '독립의 횃불 릴레이' 제주 행사가 21일 조천 만세동산 일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일제 강제 수탈에 맞서 호미와 빗창을 들었던 제주해녀항일운동(1932년)을 상징하는 해녀 5명의 바다 봉송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연북정에서 만세동산까지 1㎞ 구간에서 진행됐다. 법정사 항일운동(1918년), 조천만세운동(1919년) 관련 유족과 단체, 국민 주자 등 100명의 호흡이 100년의 시간과 자주 독립의 의지를 오늘로 소환했다.

제주 3대 항일운동을 의미하는 회색 도포(법정사)와 흰저고리·검정치마(해녀), 하얀 도포(조천만세)를 나눠 입은 참가자들은 “일본관리 소멸하자 장정들은 따르라” “수탈정책 반대 한다 죽음으로 항쟁하자” “대한독립만세 같이 죽자 만만세” 등 당시 필사적인 심정을 담은 구호를 다시 외치며 한마음이 됐다.

마지막 주자로 횃불을 전달한 의병항쟁 독립유공자 김석윤 선생의 손자 김동호씨는 “3·1운동의 정신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비폭력 평화 실현’에 있다. 그 의미를 제대로 모르고 있는 사정이 안타까웠다”며 “100년이란 시간이 흐르기는 했지만 이렇게 기억하고 되새기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 감사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독립의 횃불 릴레이'는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3월 1일부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인 다음달 11일까지 총 42일 동안 2019명의 주자가 전국 100곳에서 횃불을 들고 릴레이로 진행되는 전국적 행사이다. 순천에서 전해진 ‘독립의 횃불’은 제주를 거쳐 목포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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