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연 실태조사 50.2% "결혼 당시 신혼집 마련 위해 대출"
제주 30대 '주거 관련 빚 있다' 61.1%·20대도 50.3% 빚 내
제주시 도심 선호 경향 뚜렷…비용 지출 등 현실 관리 필요

청년 세대 신혼부부의 주택 마련 부담이 커지고 있다. 주거비용이 청년세대의 근로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은 물론이고, 문화·편의시설과 상권 형성 지역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힘든 출발'을 하고 있다.

2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4∼2018년 결혼한 청년세대 부부의 50.2%가 결혼 당시 신혼집을 마련하고자 대출을 받았다.

주거비용을 포함한 혼인비용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결혼비용이 부담됐다는 응답 비율은 1998년 이전 결혼한 여성 38.8%, 1999∼2003년 결혼한 여성 41.6%, 2004∼2008년 결혼한 여성 44.2%로 나타났다. 청년세대(2014∼2018년 결혼)는 54.4%로 절반이 넘었다.

제주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제주도의 '2018 제주사회조사 및 사회지표'를 보면 도내 10가구 중 4가구(47.6%)는 주택 구입 등 주거 목적으로 빚을 졌다.

30~39세에서 '집' 때문에 빚을 낸 비율은 61.1%로 가장 높았다. 주택마련 목적만 46.7%, 전월세 보증금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은 비중도 14.4%나 됐다.

20~29세 역시 주택 마련을 위해 32.7%가 빚을 냈다. 전월세 보증금 용도 대출 비중은 17.6%로 의존도가 높았다.

주거에 있어 남성(주택 마련 35.6%·전월세 보증금 마련 7.9%) 보다 여성(〃 41.3%·〃 12.9%)이 더 많은 빚을 졌다. 직업란에 '주부'를 표기한 경우도 51.1%(〃 40.6%, 〃 10.5%)나 됐다.

이 같은 경향은 제주시, 그리고 도심 지역으로 갈수록 강했다. 제주시 동 지역의 주거 관련 대출 비중은 54.3%로 제주도 평균(52.0%)을 상회했다. 제주시 읍·면 지역이 41.6%로 서귀포시 동 지역 36.5%에 앞섰다. 서귀포시 읍·면 지역은 26.7%로 가장 높은 제주시 동 지역과 27.6%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주거 관련 대출은 '선호 지역' '집값'과 밀접했다.

통계청 통계지리정보시스템을 기준으로 청장년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 중 5곳은 단위 면적(1㎡)당 평균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400만원을 이상이다.

청장년 인구가 가장 많이 모인 연동의 단위 면적(1㎡)당 평균 아파트 실거래 가격은 401만6402원이었다. 뒤를 이은 노형이 505만9731원, 아라동 490만6136원, 이도2동 493만3714원 등은 500 만원 대였다. 5순위 이호동이 192만2807원으로 비교적 낮았을 뿐 나머지는 314만645원(일도2동)~395만8964원(도두동) 등 집값이 높았다. 서귀포 지역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정방동도 416만1310원으로 집계됐다. 제주도 전체 평균은 329만6106원이다.

노형동만 지난 2016년 299만4939원이던 단위 면적(1㎡)당 평균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3년 사이 59.1%나 뛰었다.

연구팀은 "주거 부담은 청년세대의 결혼은 물론 이자와 대출상환까지 가정  생활을 유지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인식 전환은 물론 현실적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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