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해 쓰러진 구상나무 (사진=연합뉴스)

고사목 비율 45.9% ㏊당 930그루 반면 어린나무 발생량 28% 뿐
스클레로데리스 가지마름병 등 8병 전염병 발병 고사 원인 확인

한라산 구상나무 고사 원인이 기후변화 때문으로 분석됐지만 또 다른 원인으로 '전염성이 강한 병해'인 사실이 처음 규명됐다. 이에 따라 한라산 구상나무림 보호대책에 대한 수정·보완이 요구된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가 발간한 '제18호 조사연구보고서'에 수록된 '한라산 구상나무 보전전략 마련 연구-한라산 구상나무 병해 조사(연구원 김권수·나용준·고정군)'에 따르면 최근 한라산 구상나무림내 고사목 비율은 45.9%다. 평균 고사목은 ㏊당 930그루로 조사됐다.

더구나 천연갱신에 의해 매년 새로 자라는 어린나무 발생량은 고사목 발생량의 28%에 그치는 등 한라산 구상나무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한라산 구상나무림 전체 면적은 2006년 738㏊에서 2015년 626㏊로 10년 동안 112㏊가 감소했다.

그동안 한라산 구상나무 개체수가 감소한 이유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상승으로 고산식물인 구상나무가 수분스트레스 등 자연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연구진은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한라산 영실·윗세오름·성판악 등 구상나무를 인공식재한 지역을 조사한 결과, 한라산 구상나무 쇠퇴 및 고사에 관여하는 병해 8종을 확인했다.

구상나무에 피해를 준 병해는 △스클레로데리스 가지마름병 △아스코칼릭스 가지마름병 △라크네률라 궤양병 △그을음 잎마름병 △잎 떨림병 △넥트리아 궤양병 △리룰라 잎떨림병 △로피움 가지마름병 등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스클레로데리스 가지마름병은 세계적으로 전나무류와 소나무과 식물에 큰 피해를 주는 전염병으로 알려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연구팀은 "한라산 구상나무의 고사 및 쇠퇴현상과 관련해 병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스클레로데리스 가지마름병은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방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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