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천 제주소방서 오라119센터 지방소방장

 

얼마전 대구의 호텔에서 투숙객의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41분만에 진화되는 아찔한 상황이 펼쳐졌다. 다행히 호텔 주변을 순찰하던 시설관리 2명이 불을 발견 곧바로 경보 대피방송을 실시하고, 소화기 및 옥내소화전을 이용해 자체 진화를 시도해 호텔 및 별관에 있던 투숙객들을 모두 조기 대피했다. 현장 감식결과 호텔직원의 적극적인 초동조치가 없었다면 대형 화재로 번질수 있는 상황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처럼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적절한 대처방법은 주변 소방시설을 이용해 초기 진화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초기 소화가 실패하면 자칫 대형화재로 진전되어 많은 재산과 인명피해가 발생하곤 한다. 소방관서에서 추진하는 화재 현장 5분 이내 도착율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소방관서의 소방교육이 활성화돼 소화기 사용법과 심폐소생술 등은 많은 분이 알고 있으나 정작 내 주변의 소방시설은 어떤 것이 있고 또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그것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아파트나 공동주택 등에 화재가 발생했는데 소방차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 숙박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비상 탈출구가 막혀 고립된 상황에서 바로 옆에 완강기가 설치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3층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은 경우 등 내 주변의 소방시설이 무엇이 있는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면 인명과 재산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내 주변 소방시설이 나의 재산을 지켜주고 나와 내 가족, 이웃의 목숨을 지켜주는 생명시설인 것이다. 주변에 있으나 평소에 우리가 관심을 두지 않으면 정작 사용하고자 할 때는 무용지물이 된다. 내 주변의 소화기, 소화전, 피난시설은, 비상구는 어디에 있는지 한 번쯤 눈여겨 보고 또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한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를 가리지 않고 예고없이 화재는 찾아온다. 나의 소중한 가족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평소에 내 주변의 소방시설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한번의 관심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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