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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탑] 제주 청년정책 '자원 가치 활용'으로 다시 읽자

기사승인 2019.05.21  17: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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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미 경제부 부국장

20대 청년들이 제주를 떠나고 있다.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 거야"하는 기회와 도전 측면에서 볼 때는 기꺼이 축하하고 응원할 일이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은 마냥 좋게만 보기 어렵다. 3월 4만7000명으로 반짝 증가했던 20대 취업자가 한 달 사이 1000명 가까이 고용시장을 빠져나갔다. 매년 3월 실시하던 공무원 시험이 4월로 옮겨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있었지만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실제 3월 중 제주 총전출인구 8009명 중 15~29세 청년만 2042명이나 된다. 4명 중 1명 꼴이다. 이중 950명은 혼자 제주를 떴다. 1분기 제주지역 청년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8.0%로 1년 전 49.4%에 못 미쳤다. 2017년 1분기는 51%였다. 1분기 청년실업률도 5.9%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올랐다.

'사람'만큼 중요한 것 없어

양질 일자리 부족, 구인·구직 미스매치 같은 제주 산업구조의 치명적 약점을 들추지 않더라도,
꼭 집어 '20대'만 놓고 살피지 않아도 사정은 어렵다. 그럼에도 '20대'에 주목하는 이유는 제주 경제라는 큰 그림 안에서 그들에게 부여하는 기대치에 있다. 성장 동력이 한정적인 제주 입장에서 '사람'만큼 중요한 자원은 없다. 가장 절실한 것은 제주 경제의 한 부분으로 제몫을 해 주는 것이지만 일정 기간 수도권 등 타 지역에 나가더라도 다시 돌아오는 U턴 회귀 수요까지 소홀히 할 수 없다. 그것은 당장 출근 도장을 찍을 수 있는 일자리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제주 청년들 사이에서 '청년에게 어떤 것이 필요할까'를 물어달라는 주문이 나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청년을 사회적 약자로 취급하는 일련의 정책들과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 중에는 제도적으로 가능한 것도, 사회적 변화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
지방대가 편견과 차별을 넘어 혐오의 대상이 된 것도 그 중 하나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의 정의를 인용해 '감정적으로 싫은 것을 넘어서 어떤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의 고유한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차별하고 배제하려는 태도'는 출발지점까지 바꾼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길에서 죽는다"며 골든아워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국종 아주대 교수도 피하지 못했던 굴레다. 일단 부딪히고 넘어진 청년 중 상당수는 좌절의 책임을 자기가 아닌 자기 밖에서 찾는다.
반대로 무한 경쟁의 불공정한 사회에서 패배하고 상처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미리 경계하고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최종렬 계명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의 「복학왕의 사회학」은 이를 '적당주의'로 요약했다. 이들 중 일부는 성실하게 준비를 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거나 대기업 특별 전형의 기회를 잡지만, 더 많은 일부는 지방에서 그들의 스타일에 부합하는 일자리를 찾는다. 장시간 노동과 낮은 임금에 목을 매는 생존주의자도, 정해진 틀 안에 경쟁하며 인지·정서적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하는 몰입주의자도 아닌 말 그대로 적당한 자리에 매달린다. 취업을 단념한 니트족도 이 부류 안에 있다. 이런 전반적인 상황들을 감안한 촘촘한 정책은 만들기도 어렵거니와 만들 수도 없다.

나비도 처음부터 날지 않았다

그런데도 지역 출신 정·재계 인사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일자리를 펑펑 만들어내고 이익을 지역에 퍼줄지 모를 대기업 유치에 목을 매야 하는지는 생각해볼 일이다.
극심한 서열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대상을 공격하는 데서 우월감과 안정감을 느끼고, 갈등의 이유를 남에게 전가하고 그들을 자기 편의대로 규정하는 것으로 스스로를 정당화하려는 태도가 먼저 불편해져야 한다. 막무가내 혐오에서 자유로워지고 세대 구분없는 '꼰대짓'에서 벗어나야만 가능한 일이다.
'날개를 활짝 펴고 날겠다'는 대중가요의 첫 소절은 '내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앞길도 보이지 않아"다. 아주 작은 애벌레가 상처 많은 번데기가 되고, 힘든  추운 겨울을 이겨낸 뒤에야 '아름다운 나비'가 된다. '먼저 겪어 봤다'는 말을 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잠깐 생각을 보탠다면 지금 대한민국, 그리고 제주에서 '청년'은 노동력이 아닌 자원이다. 일자리는 자원으로 가치를 키우는 장치로 재해석해야 한다.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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