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리보전지역 1등급 지구에 공항을 건설할 수 없도록 하는 조례안이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조례안이 지난 임시회에서부터 찬반 갈등을 불러오며 논란이 됐지만 일부 의원들이 이번 임시회에서 이 조례안 처리를 강행, 도의회 해당 상임위까지 통과됐지만 돌연 상정보류 됐기 때문이다.

△본회의 직전 전체 의원 간담회 개최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22일 제37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1시간 앞두고 전체 의원 간담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홍명환 의원(이도2동갑)이 대표 발의한 '제주특별자치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에 대한 본회의 상정여부를 논의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도 지난 21일 열린 상임위 심사에서처럼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김태석 의장은 직권으로 조례안 상정보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조차 이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조례안에 대한 강행을 지켜보는 도민의 시선이 곱지 않다.

△조례안 찬반으로 지역사회 몸살

특히 최근 이 조례안으로 인해 제주사회가 몸살을 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 제2공항 찬성 주민들은 조례안 철회를 요구했고, 반대 주민들은 조례 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상임위 심사가 있던 지난 21일과 본회의가 열린 22일 이틀간 도의회 정문 앞을 가득 메우기까지 했다.

△도의원 간 의견 엇갈려

도의원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홍명환 의원은 "반대 의견을 표명하던 의원들도 조례의 취지에는 동의한다고 했다"며 "절차에 따라 상정되길 바랐지만 상정보류는 의장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의장 판단에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강충룡 의원(송산·효돈·영천동)은 "전체 의원 간담회에서 지역사회는 물론 의원들 간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조례안을 반대하는 분위기였다"며 "대책 없이 이대로 가서는 다음 회기에도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도의회가 양쪽 눈치 보기에 급급해 지역사회 갈등과 소모적 논쟁에 시간만 보냈다는 비난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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