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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올해산 마늘 첫 수매…전국적 생산량 증가에 가격 저조
인건비 인상 등 경영부담 증가 "북한 보내기 등 판로 뚫어야"

'마늘 농사는 잘 됐다'면서도 정작 농가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지난해 보다 재배면적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좋아질 거란 기대는 전반적인 마늘 생산량 증가에 꺼내보지도 못하고 묻었다. 지난해에 비해 늘어난 인건비 부담에 주름만 깊어졌다.

올해산 마늘 수매가 시작된 23일 대정농협 유통센터에 모인 농가들 사이에서 "뭔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새어나왔다. 대정지역 수매 물량은 4402t으로 도내 재배지역 중 가장 많다.

전국 마늘 재배면적은 2만8000㏊로 전년대비 17% 증가했다. 생산예상량은 최대 36만t이상으로 평년대비 6만t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조사 주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제주 마늘 재배면적은 2024~2116㏊로 지난해에 비해 적게는 1.4%, 많게는 5.3% 줄었다. 생산 예산량은 최대 3만1653t으로 전년(3만2276t)dp 비해 1.9% 정도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문제는 처리다. 올해산 계약물량은 7980t으로 지난해 9696t에 비해 21.5% 줄었다.

풍작인 것이 오히려 악재가 되다보니 농가 입장에서는 "한 해 농사를 잘 지었다"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올해산 마늘 수매가격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당 3000원으로 책정됐지만 지난해 7만5000원이던 일당이 올해 8만원으로 오르는 등 내년 농사를 벌써 걱정하게 됐다.

농가들은 제주산 마늘의 북한 지원 등 추가 판로 개척 등에 목소리를 냈다.

마늘 농사만 30년째라는 문성두씨(61·일과리)는 "전국적인 상황을 농가 차원에서 감당하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농협중앙회장 간담회에서 제주 마늘의 북한 지원 등을 건의했다. 제주도와 도의회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고 호소했다.

올해산 마늘 수매는 이날 안덕(626t)에 이어 29일 고산(354t)·한경(824t)에서 진행된다. 한림(203t)과 조천(212t), 함덕(187t), 김녕(921t), 구좌(251t)은 늦어도 6월초까지 수매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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