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수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논설위원

나만을 위한 똑똑하고 친절한 '맞춤형 화장품'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맞춤형 화장품이란 개인별 피부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개선하고, 개인이 선호하는 취향을 제품에 반영하기 위해, 기존 화장품에 각종 영양성분이나 색소, 향료 등을 조합해 판매하는 화장품을 말한다. 

개정 화장품법에 따르면, 맞춤형 화장품은 제조 또는 수입된 화장품의 내용물에 다른 화장품의 내용물이나 식약처장이 정하는 원료를 추가하여 혼합한 화장품, 제조 또는 수입된 화장품의 내용물을 소분(小分)한 화장품으로 정의하고,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과 조제관리사 제도를 명문화하고 있다.

내년 3월 맞춤형 화장품 제도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와 제품이 앞다퉈 소개되고 있다.

고객 얼굴을 스캔하여 최적의 마스크 시트를 자동으로 디자인하고, 3D 프린팅 및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결합해 개인 맞춤형 마스크 시트를 출시하는가 하면, 화장품 판매장에서 피부진단기기를 활용하여 고객의 피부 상태를 측정해 맞춤형 화장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유전자검사에 대한 우려로 병원으로 제한했던 유전자검사를 민간기업에 일부 허용한 이후, 고객의 피부 상태와 유전적 특성에 기반한 개인 맞춤형 화장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국내 맞춤형 화장품 시장은 50억원도 채 되지 않은 매우 작은 시장이다.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미국도 맞춤형 화장품 기업들이 생겨난 지 3년도 채 되지 않았다. 신생시장인 탓에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뚜렷한 강자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점차 개인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소품종 대량 생산의 시대가 끝나고 다품종 소량 생산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대두되는 것이 바로 맞춤형 화장품이다.
또한 맞춤형 화장품은 색조 제품보다는 기초 제품에 더 적합하다. 

이는 고객은 색조제품을 개인 특성보다 매년 뷰티업계가 출시하는 트렌디한 색에 민감한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제주지역 화장품 공장의 경우 대부분 중소규모로 운영 중이며, 이들 모두 기초 제품만 생산하고 있다. 

이제 제주 화장품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2018년도국가혁신클러스터사업(R&D)이 유치 추진됨에 따라, 2020년 12월까지 국비 70억1000만원을 개인 맞춤형 화장품 기반기술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개인 피부특성 3000명 측정, 유전정보(SNP) 1000명 분석, 유전체 100명 분석, 두피 및 모발 특성 300명 측정 결과를 빅데이터로 구축하고, 제주특화 소재 및 효능별 다양한 제형을 개발하여 개인 맞춤형 처방에 활용하게 된다. 동시에 이들 빅데이터와 맞춤형 처방을 적용한 스마트 팩토리 및 피부진단 기술, 스마트 패키징 기술을 개발하고, 협업 공간으로 실증센터도 구축된다. 

지난 4월 26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소규모 화장품 브랜드가 글로벌 브랜드들과 경쟁하기 위한 팁으로, 유기농 원료를 사용하고, 맞춤형 화장품과 서비스를 강조했다. 
더불어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고, 밀레니얼 세대에 영향력 높은 소셜미디어 활용과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제안하고 있다. 제주 화장품의 가치를 파악하고, 제품의 독창성과 상품성으로 감동을 이끌어 내야한다. 

더불어 건강, 환경, 지속성장 등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착한 기업 및 작은 브랜드로 거듭나야 한다. 여기에 고도의 기술력이 융합된 개인 맞춤형 화장품 기반기술이 제주지역에 뿌리내리고, 고객 맞춤 기술의 선진지로의 지속 발전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가 찾는 화장품산업의 메카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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