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제주본부 경제브리프 통해 체감 악화·채무상환능력 저하 판단
음식·숙박 이자보상비율 2017년 마이너스…건설 매출액 감소 위기

경기 둔화가 제주 지역 기업들의 체감 자금 경기를 욱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숙박업과 건설업이 느끼는 자금 불안은 수년째 누적되면서 상대적으로 컸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22일 '제주지역 기업 자금조달 여건 및 자금사정 평가' 경제 브리프를 통해 현재 도내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돈 가뭄 호소에 '이유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한 분석에서 기업대출이 전국 대비 높은 증가세를 보이는 등 자금공급은 원활했지만 가계대출에 비해 비중이 낮고, 부동산 관련 업종에 편중되면서 자금 회전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해석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이미 올해 자금사정 악화가 예견됐다는 점 역시 현재 위기감과 연결된다.

응답업체의 48.1%가 2017년에 비해 지난해 자금사정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이유로 판매 부진(41.9%)을 들었다. 경영에 필요한 자금의 70%이상을 확보한 기업도 전체 49.4%에 불과했다.

건설업과 음식·숙박업의 경우 채무상환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의 64.7%가 자금사정 악화를 호소했다. 올해 전망 역시 나쁠 것으로 내다본 경우가 41.2%나 됐다.

제주지역 25개 건설사의 지난해 재무제표 분석결과 매출액 증가율은 2016년 53.7%, 2017년 37.4%에서 지난해 -3.5%로 악화됐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비율도 2016년 902.5%에서 지난해 319.2%까지 낮아졌다.

음식·숙박업의 부채비율은 281.8%로 전국 평균(201.5%)을 크게 앞섰다. 이자보상비율은 2013년 347.9%에서 2017년 -60.4%(전국평균 68.5%)를 기록하는 등 영업적자로 인해 금융비용을 충당하기도 버거운 사정을 드러냈다. 10곳 중 4곳(40.0%)은 올해 자금 사정이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금융기관 기업대출이 늘어난 데는 이 같은 분위기가 일조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2016년 대비 지난해 음식숙박업의 대출 비중은 1.1%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준으로 건설업도 0.9%포인트 줄어드는 등 돈 구하기가 힘들어진 사정을 반영했다.
이를 보전하기 위해 정책 지원 또는 자금에 손을 벌리는 경우가 늘었다. 지난해 음식숙박업과 건설업의 은행대출 대비 신용보증 비율은 2016년에 비해 각각 1.3%포인트, 1.8%포인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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