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순덕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 / 논설위원

우리의 인생은 유한하며, 인생에 거는 기대는 끝이 없다.
우리 주변에서는 삶의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를 질문해야 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국가 단위로 보면 평화와 절망이 시소게임을 하듯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우리들의 감정도 덩달아 널뛰기를 하게 된다. 개인으로 보면 삶의 만족도에 대한 충족요건이 다양하지만 불만족 요인이 많다고 여기면 삶을 마감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때 만족도란 용어가 쓰인다. 삶의 만족도, 환경만족도, 문화만족도, 직업만족도 등 사람들의 행복 기준을 가시적으로 확인하는 지표들을 제시하고 측정한 결과에 따라 지역과 지역민들의 정서를 가늠한다. 지표에 따라 개인과 지역의 현상을 해석하고 부정적 요소를 해소할 방법을 마련한다.

보편적으로 인생은 유한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나 유한이 끝나는 시점을 가늠할 수 없다. 현재를 기준 삼아 막연히 몇십 년을 더 살 수 있다고 짐작할 수 있지만 그 역시 우리가 알 수 없는 일이기에 미래를 기대하면서 살아간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엄연한 사실 앞에서 종착점을 알지 못하기에 무한할 것 같은 상상을 하게 되고, 부질없는 기대와 미련을 품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2000년대 들어와서 우리나라는 고령사회로 진입했고, 언론매체에서는 100세 시대 도래에 따라 건강, 노후자금 등 걱정거리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를 접하는 사람들은 세대 차는 있겠지만 장년층으로 갈수록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행복의 조건이나 만족한 삶의 기준을 어디에 둘지 고민이 필요하다.

자신이 죽을 때를 알고 살아간다는 것은 고통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은 현재의 삶을 지속할 것이고, 나이듦은 먼 훗날의 이야기라 여기며 믿음과 희망과 착각 속에 살고 있다. 현재보다 나아지기를 기대할 때는 희망이 친구가 될 것이고, 현재보다 나빠질 것이라 생각할 때는 불행이 주변을 맴돌게 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중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다수 사람은 자신이 원하지도 않고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고 여길 것이다. 그래서 행복이나 만족도란 단어는 자신과 무관하다고 여기면서 현재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현재를 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소수이기 때문에 일과 희망사항이 분리되어 있다. 한편 일을 시작한 동기가 무엇이든 조금 부족하더라도 만족하려고 노력하고, 즐겁게 받아들이면 좋아하는 일을 하나 더 갖게 된다.

일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하지 않는다면 항상 갈등과 갈망 속에서 일하게 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현재의 일을 열심히 할 수 있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현재의 자신을 위로하면서 살아가기도 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하게 되더라도 그것을 좋아하는 일로 바꾸고 만족하면서 살아가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나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을 부러워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할 수도 있다. 반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어려움과 고충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겉으로 나타나는 결과만 보고 만족과 불만족, 부러움의 척도로 삼는 경향이 있다. 모든 일은 과정이 중요하다.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될 것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살다가 죽음이란 기간까지(유한한 인생) 자신의 삶을 사랑하면서 너무 욕심내지 말고(무한한 기대) 주어진 일을 받아들인다면 삶의 만족도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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