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신하 대정역사문화연구회 자문위원

알뜨르에는 일제의 식민지배로 인한 역사 상흔을 정확히 보여줄 수 있는 전쟁유적들이 많이 있다. 세계사적 의미를 지닌 역사교훈의 장이라고 할 수 있어 날마다 탐방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탐방객들이 알뜨르에 주차하면 첫 번에 마주치는 곳이 주차장에 세워진 '다크투어리즘' 안내판인데, 일본이 항복 직후에 미군에 의해 폭파되기 직전 촬영한 일본군 비행기에 대한 설명으로 '일본군 아카돔보'라고 했다. 두 번째 필수 코스는 가까운 곳에 보이는 격납고 내 설치된 모형비행기이며, 옆에 홍보판에는 똑같은 사진을 '알뜨르의 제로센 비행기'라고 설명되어 있다.

제로센(零式機)은 일본군의 지상 주력 전투기로서 2차대전 당시 미연합군 조종사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라고 했으며, 일본 미쓰비시 회사에서 생산한 공중전투기라고 한다. 하지만 '아카돔보'는 고추잠자리라하며 비행사를 훈련시키는 비행기로써 일본항공 기술공창에서 개발한 중간연습기인 것이다. 이렇게 확연하게 다른 비행기를 혼돈하게해서 될 말인가.

필자는 일제 강점기 학창때 원족(遠足)을 간다고 해서 알뜨르에 방문해  아카돔보 비상모습을 구경했던 추억이 있다. 역사탐방 학생들의 안내요청을 받고 현장에서 당시의 추억담으로 '아카돔보' 이야기를 하면 안내판과 다르다며 불신하기도 한다. 알뜨르에는 아픈 역사를 간직한 국가등록문화재가 8곳이나 있으며, 잘못 설명된 곳도 많이 볼 수 있다. 전문가의 정확한 고증과 정확한 근거에 의해 안내될 때, 왜 치욕적 역사가 이곳에 생겼으며, 왜 되풀이되어서는 안되는지, 후대들에 소중한 역사교육 현장이 될 것이니 행정의 각별한 관심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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