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이후 내국인들의 일본여행 거부 움직임이 뜨겁다. 일본행 항공권 최소가 잇따르는가 하면 여름휴가 절정기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을 오가는 여객기 탑승률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여행 보이콧이 확산되면서 국내관광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됐지만 실상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간접적인 경쟁상대였던 제주관광 역시 마찬가지다.   

제주지역 관광업계에 따르면 일본행 항공권 예약 취소율은 44%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휴가 극성수기인 7월말~8월초 일본행 여객기 탑승률도 지난해보다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는 국토교통부 통계도 나왔다. 그런데 이처럼 일본여행을 취소한 관광수요가 기대와 달리 제주 등 국내관광으로 온전히 대체되지 않고 있다. 실제 도내 특급호텔 등의 8월 예약률은 평년 여름 성수기와 비교할 때 거의 변동이 없다고 한다. 9~10월 가을시장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이처럼 제주가 일본관광 보이콧 효과를 보지못하는 것은 동남아 등에 대체 관광지를 빼앗긴 탓이다. 도내 한 여행사의 경우 일본관광을 취소한 여행객의 70% 정도가 타이페이와 베트남 등으로 옮겨간 것으로 파악됐다. 준비한 예산 내에서 제주가 아닌 해외 여행지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항공사와 여행사 등도 일본을 대신해 중국과 동남아에 맞춰 노선을 짜고 상품가격을 낮추면서 제주관광 전망은 썩 좋지 않다.

일본여행을 취소한 내국인들에게 애국심에만 기대 제주를 찾아달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제주는 관광지로서 매력이 크지만 비싼 물가가 늘 불만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잇따르고 있는 강력사건도 불안요소다. 공정하고 안전한 관광 이미지 개선 등 일본여행 대체 수요를 제주로 유인하기 위한 지자체와 관광업계의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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