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 제14회 제주국제관악콩쿠르에서 트럼펫 우승자 이현준이 연주를 하고 있다(제주국제관악제 조직위원회 제공).

참여한 뮤지션·콩쿠르 참가자 역대 최고 수준
매년 발전하고 커지는 제주국제관악제
하지만 시설은 발전하지 못한 체 그대로

태풍으로 다사다난했던 제24회 제주국제관악제·콩쿠르가 막을 내렸다.

제24회 제주국제관악제는 지난 16일 콩쿠르 입상자 기자회견과 제주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우승자 연주회를 끝으로 폐막했다.

이번 관악제는 역대 최고의 출연진과 역대 최다 참가자를 기록하며 제14회 제주국제관악콩쿠르와 함께 진행했다.

모든 참가자들이 장소와 진행 면에서 만족감을 표현하며 한층 성장하고, 국제관악제라는 명성에 걸맞은 행사 진행을 보여줬다.

프로그램도 다양했고, 행사 장소도 제주도 전역으로 확대돼 도민 누구나 관악제를 즐길 수 있었다.

'트럼펫의 파가니니' 세르게이 나카리아코프, 도쿄필하모닉 종신수석 조성호, 제주가 제2의 고향이라고 하는 스패니시 브라스의 창단 30주년 기념 공연 등 출연진의 면면도 화려했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탐라홀에서 진행됐던 개막공연은 화려한 시작을 알리기에 충분한 장소였고, 많은 관객이 찾아와 국제적인 행사이면서 도민들이 사랑하는 음악 축제라는 걸 알렸다.

매년 발전하고 해를 거듭할수록 '최고'란 수식어가 붙는 관악제지만 '하드웨어'라고 불리는 공연장에 대한 아쉬움은 남았다.

지난 9일 문예회관 대극장서 열렸던 '스패니시 브라스 창단 30주년 기념공연'과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마에스트로 콘서트I'은 연주자들의 화려하고 깊이 있는 연주로 관객들을 만족시켰다.

하지만 공연장의 낡은 시설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이 옥의 티였다. 이는 지난 16일 콩쿠르 시상식 및 입상자 음악회도 마찬가지였다. 15개국 249명이 참가한 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연주자들의 의미있는 연주였지만 아트센터의 소음도 마찬가지였다.

공연에 앞서 만난 관악제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차라리 연주 때 에어컨을 잠시 꺼놓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는 단순히 두 공연장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트센터의 한 관계자는 "관악제는 매해 발전하고 있지만 공연장은 10~20년 전 시설 그대로"라며 "이는 눈과 귀가 높아지는 관객들을 쫓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이곳뿐만 아니라 제주도 공연장들의 문제점"이라고 말해 시설 보강이 절실함을 표현했다.

내년에는 25주년으로 벌써부터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반세기 동안 이어졌고, 국제적인 관악제의 명성에 맞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조직위에서 좋은 연주자를 섭외해 좋은 음악을 공연한다 해도 그 소리를 온전히 들을 수 있는 공연장이 없다면 감동은 반감될 수밖에 없는 실정으로 공연장의 개·보수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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