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사회적 경제와 함께하는 JDC 3. 보성리 우리동네 윤성이네

보성리 마을 다목적회관 활용해 마을공동체 사업추진
지역 생산 농산물로 만든 음식 손님들 입만 사로잡아
마을 재원 확충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 마을 성장도모

제주의 전형적인 농촌 마을인 서귀포시 대정읍 보성리는 영어교육도시 조성 이후 인구가 급증했다. 2013년 931가구 2261명이던 것이 2018년 1688가구 3815명으로 늘었다. 영어교육도시 내 주택단지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들어서면서 영어교육도시로 인구가 몰려든 것이지만 늘어나는 인구 증가 속도만큼이나 마을 곳곳이 빠르게 변하는 것도 사실이다. 십여년전만 하더라도 시골 마을에서 열리는 결혼식은 마을 잔치였다. 대정읍 보성리 지역 주민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힘을 모아 '잔칫집'을 만들었다. '우리동네 윤성이네(대표 박정미)'는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 등 식재료로 제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저렴하게 파는 맛집이다. 우리동네 윤성이네가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집밥 맛집으로 소문난 잔칫집

2016년 3월 JDC 마을공동체사업 제4호점인 우리동네 윤성이네가 문을 열었다.

보성리 마을 다목적회관 1층에 자리 잡은 우리동네 윤성이네는 마을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사용해 만든 음식을 판매한다.

특히 우리동네 윤성이네는 매일 잔칫집 풍경을 그려낸다.

식당을 찾는 사람들은 옷에 묻은 흙을 툭툭 털어내며 들어오는 농부, 동네 마실 나왔던 어르신, 제주의 속살을 구경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 등 다양하다.

우리동네 윤성이네는 식당을 찾은 지역주민과 도민, 관광객 등에게 '우리동네 잔칫집 추억'을 주기 위해 메뉴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있다.

잔칫집에서 돼지고기 수육 한점을 잘 익은 김치 한조각에 싸서 먹던 추억이 되살아난다.

물론 옛날 잔칫집처럼 왁자지껄하지는 않지만 동네 사람들과 마주 앉아 밥을 먹으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모습은 남아있다.

3년만에 우리동네 윤성이네 식당이 입소문을 타면서 보성리 맛집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역에서 재배한 농산물 등 식재료를 사용하다보니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JDC와 보성리 마을회는 제주영어교육도시로 편입되면서 실제적인 도시 광역권에 포함되는 보성리 마을의 수익사업을 발굴하고, 주민소득 향상, 복지시설 확충 등 마을의 지속 성장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을공동체 사업인 우리동네 윤성이네 식당을 마련했다.

△마을 사랑방 같은 음식점

우리동네 윤성이네 식당은 박정미씨가 꾸려가고 있지만 마을회가 운영하는 마을식당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동네 윤성이네는 주식회사 봉우룻(대표 보성리 마을회)가 사업자다.

마을회는 음식점을 마을회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 운영사업자를 모집해 박정미씨에게 운영을 맡겼다.

보성리 부녀회 총무를 맡는 박정미씨가 책임경영을 맡아 식당 이름을 우리동네 윤성이네로 짓고 운영하면서 맛집으로 소문났다.

특히 우리동네 윤성이네는 영업을 시작하면서부터 농번기와 경조사, 마을행사 등에 식당 수익금 일부를 마을에 기부하는 등 마을과 함께하고 있다.

또한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질 좋고 신선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지역 농산물을 홍보하는 등 농가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일손이 바쁜 농번기에 지역 주민들이 점심을 해결할 식당이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리동네 윤성이네 식당이 영업하면서 주민들의 고민거리를 해결해 주고 있다.

우리동네 윤성이네 메뉴는 오리한마리, 김치갈비전골, 두루치기, 순대국밥, 순두부육개장, 뼈국수, 국수, 깁밥, 생오겹살, 생목살 등 다양하지만 대표 메뉴는 한식뷔페다.

10여가지 반찬으로 차려진 우리동네 윤성이네 한식뷔페는 7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순대국밥도 한그릇에 7000원이고, 국수는 3000원, 김밥은 1500원으로 동네 어르신들이 밥도 먹고 담소도 나누기에 제격인 '동네 식당'이다.

이처럼 우리동네 윤성이네가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음식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주변 농장에서 생산한 신선한 식재료를 직구매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동네 사람들뿐만 아니라 젊은 관광객도 찾아와 음식을 먹고 난 뒤 가격대비 음식의 질이 좋다고 한목소리로 평가하고 있다.

마을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사용해 음식을 만들어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농가와 지역 주민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우리동네 윤성이네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는 공간으로도 활용, 마을공동체 유대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박정미 우리동네 윤성이네 대표

"우리동네 윤성이네 식당이 맛집으로 입소문 나는 등 자리를 잡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는데 그동안 격려를 아끼지 않는 어르신 등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마을 식당'으로 만들고 싶다"

박정미 우리동네 윤성이네 대표는 "막내 딸 윤성이의 이름을 식당 간판에 쓰니 동네 어르신들의 평가가 좋았다"며 "시골에서 옆집 사람이 '누구네 집에 놀러가자'라고 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지 지역 주민들이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박정미 대표는 우리동네 윤성이네 식당은 '잔칫집' 같은 식당"이라며 "음식 메뉴도 일부러 옛날 제주 잔칫집에서 먹을 수 있었던 '몸국' 등을 1주일에 한두번씩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동네 윤성이네 식당 음식 값이 다른 음식점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도 지역주민은 물론 관광객에게 인기를 끄는 비결 가운데 하나다.

박 대표는 "식당을 맡기 전부터 남편이 친환경 농사를 지었다"며 "남편이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과 보성리 지역 농가가 생산한 싱싱한 식재료를 사용하다보니 음식 맛이 좋고, 가격도 낮출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식당 텃밭에도 대파며, 상추, 깻잎, 부추, 호박 등 식재료를 친환경으로 재배해 음식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며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요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보성리 부녀회 총무를 맡아 마을 일을 돕던 박정미 대표는 우리동네 윤성이네 식당을 운영한 이후 식당 운영 수익의 일부를 마을에 환원하는 등 마을과 함께하는 마을 식당을 만들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박정미 대표는 "음식점에서 내 놓는 김치는 직접 재배한 배추로 직접 만든 것"이라며 "1년에 한번은 김치를 만들어 마을 65세 이상 어르신 가정에 전달하는 '마중물 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경조사 때 마을 부녀회 회원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면서 부녀회가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부녀회 수익은 마을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미 대표는 "우리동네 윤성이네 밥을 드시면서 동네 삼촌들이 건강하고, 아이들이 밝게 자라면 그걸로 만족한다"며 "우리동네 윤성이네가 마을공동체 사업의 성공적인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고 지역 주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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