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품 제로' 제주 만들기 1. 프롤로그

편의성 추구 1회용품 증가…제주 인구·관광객 늘어 더 급증
환경부 서울시 등 절감 대책 추진 제주 범도민적 정책 부재
실태 및 도민조사, 선진사례 벤치마킹 등 체계적 대책 시급

우리나라는 1회용품 사용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는 인구 및 관광객 증가, 경제규모 확대, 생활의 편의성 추구에 따라 플라스틱 등 1회용품의 사용량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자원의 낭비 및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도내 1회용품 사용실태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데다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1회용품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 제민일보는 타 지역과 기업체의 모범사례와 도민인식조사 등을 통해 1회용품 줄이기 정책 추진방향 설정 및 계획수립에 제언코자 한다.

 △1회용품 사용량 증가 피해도 막대

경제발전과 생활의 편의성 추구로 인해 1회용품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자원순환연대 조사 결과에서는 쇼핑백의 경우 2007년 123억1300만개에서 2013년 188억3100만개로 조사됐다.

조사시점이 이미 6년전인 것을 감안하면 200억개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쓰레기 처리 문제로 곤욕을 겪고 있는 제주도는 1회용품 문제에서도 타 지역에 비해 심각한 상황이다. 타 지역과 비교해 제주도는 거주인구와 관광객이 급격히 증가했고, 경제규모 확대, 생활패턴 변화,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 배달 및 포장음식 유행 등의 소비트렌드의 변화로 1회용품의 사용량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제주도는 단기간 체류하는 관광객이 많고, 이들의 행동유형상 일회용품 사용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제주도는 전국에서 1인당 커피전문점과 편의점의 비중이 높고, 간편음식점 등의 테이크아웃(포장음식) 문화가 확대되면서 1회용품 증가율이 타 지역보다 많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1회용품 이중 플라스틱 용품의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환경문제는 물론 폐기물처리 등 사회적 비용 또한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1회용 컵의 경우 환경적·경제적 부담을 분석한 결과(2000번 사용시 기준)를 보면 매립처리시 배출되는 온실가스량은 종이컵이 38㎏tCO2e(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단위)으로 분석됐다.

더구나 플라스티컵은 온실가스 발생량이 전혀 없으며, 이는 부패하지 않아 결국 매립처리 자체를 할 수 없어 다른 처리방안을 찾아야 한다.

매립에 따른 부지 소요량은 플라스틱컵은 10만㎤임, 종이컵은 5만1000㎤에 달한다. 반면 머그컵은 133㎤에 불과하다.

경제적 부담 역시 머그컵이 1만원일 때 종이컵은 16만원이며, 프라스틱컵은 8만원으로 분석됐다.

△정부 지자체 기업도 대책마련 분주

이처럼 1회용품 사용량 증가로 환경적·경제적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정부를 비롯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1회용품 줄이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해 1회용품의 사용억제 및 무상제공 금지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규제정책 완화가 이뤄짐에 따라 1회용품의 사용량이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고, 소비형태가 다양해짐에 따라 새로운 1회용품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환경부는 에코프라자(1회용품 안쓰는 매장) 육성사업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1회용품 억제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 50% 감축, 재활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1회용 플라스특 없는 서울 종합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국내 커피전문점 점유율 독보적 1위인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제품을 줄이기 위해 종이빨대를 공급하고 있고, 텀블러 사용시 가격할인 등 혜택도 제시하는 등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우려에도 불구 자발적으로 1회용품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제주도 1회용품 정책 역부족 보완 필요

제주도 역시 1회용품 사용 억제 및 폐기물의 올바른 분리배출을 통한 폐기물 감량, 재활용률 향상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1회용품 사용억제 실천계획을 2016년 수립해 추진중이며, 다회용컵 비치, 부서별 장바구니 및 분리수거함 배부, 청사내 우산빗물제거기 설치 등이다.

올해부터는 도민사회로 확대해 '에코 & 라이프, 세상을 바꾸는 우리'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도내 커피전문점에서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과 종이의 1회용컵 대신에 100% 재활용 가능한 리페이퍼컵과 머그컵 등 사용을 권장해 친환경 자원순환영 소비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공공기관에서는 1회용컵 사용이 만연하고 있고, 회의나 행사시에도 주로 1회 용품을 사용하고 있다.

더구나 제주지역은 관광객 등의 영향으로 플라스틱 등 1회용품 사용비중이 높지만 장기 주거주민 중심인 자원순환시스템으로는 1회용품 수거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원인자부담원칙에 따라 먹는샘물 생산업체, 음료생산업체, 대기업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등 플라스틱(1회)용품을 배출하는 기업 책임하에 플라스틱(1회)용품 수거 보상금제도 시행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우선 도민들이 하루에 1회용품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1회용품 절감에 대해 공감하는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도민인식조사가 급선무다.

1회용품 사용실태 및 도민인식조사 등의 기초자료를 토대로 제주도는 공공기관이나 특정업계에 한정하지 말고 전도민적으로 1회용품 줄이기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와 함께 도는 폐기물처리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처리시설 확충과 동시에 폐기물 감축 대책도 시급하다.

특히 1회용품 사용량을 줄인다면 제주 쓰레기 정책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제주형 1회용품 줄이기 정책과 사업을 발굴하고, 조례 제정 등을 통해 제도적인 뒷받침도 있어야 한다.

또한 도민 및 관광객 공감대 형성을 위해 선진지역(기업) 벤치마킹 및 정책방향, 플라스틱 용품 원인자(생산자) 수거 보상금제 도입방안 등도 적극 제시하고, 도민사회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특별취재팀 김용현 정치부장, 김지석 차장,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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